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에서 진수식을 한 한국 HMM의 벌크 화물선 나무호. 나무호는 지난 4일 밤 호르무즈 해역에 정박 중 피격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 피해를 입었다. 뉴스1
호르무즈 해역의 아랍에미리트 항구 앞에 정박 중이던 한국 HMM의 벌크 화물선 나무호에서 그제(4일) 밤 폭발 및 화재가 일어났다. 아직 단정할 순 없지만 이란의 공격으로 인한 피격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나무호는 자력 운항이 불가능해 예인해야 할 정도로 큰 피해를 당했다. 당시 선박에는 한국 선원 6명을 포함해 24명이 타고 있었는데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어 천만다행이다. 호르무즈 해역에 머물던 우리 선박(26척에 한국 선원 123명 승선)이 피해를 본 건 지난 3월 전쟁 발발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어제 대통령비서실장 주재로 회의를 개최해 사고 원인과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선(先) 원인 규명, 후(後) 대응’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향후 대응 조치 결정에 있어 명확한 원인 규명이 중요하다. 정부는 미국 등 유관국과의 협의를 통해 신속히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피격 여부에 신중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사건 직후 SNS에 “이란이 ‘프로젝트 프리덤(해방 작전)’과 관련해 한국 화물선 등 무관한 국가들을 향해 몇 차례 발포했다”며 “우리는 (한국 선박을 겨냥한 공격인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만약 이란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맞는다면, 정부의 비상한 대응이 요구된다. 우선 이란 정부에 강력한 항의와 함께 재발 방지를 요구해야 한다. 정부는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도 이란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종전 후 호르무즈해협 항행의 자유 확보를 위한 국제연합체 참여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그런데 우리 선박이 직접 공격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당장 해협 안쪽엔 나무호 외에도 25척의 한국 선박이 있는데 언제든 유사한 일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 미국 주도로 진행 중인 ‘프로젝트 프리덤’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필요성이 높아진다. 해적 퇴치를 위해 아덴만에 파견된 청해부대의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해협으로 확대하거나 한반도 안보 태세에 이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 추가 파병하는 방안 등이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선택지를 놓고 국회와 협의하는 움직임 자체만으로도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간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고 한 만큼 외교 역량을 포함, 모든 수단을 활용해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지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