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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연간 집회 6000건 육박, 시위천국 파리보다 많다

중앙일보

2026.05.05 13:00 2026.05.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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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1심 선고 기일인 지난 2월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주위의 경찰차벽 앞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 1심 선고 기일인 지난 2월 19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주위의 경찰차벽 앞에서 지지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프랑스 파리는 전 세계적으로 집회·시위가 잦은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다. 프랑스어에 ‘4명이 모이면 혁명이 일어난다(Quandil y a quatre Français, il y a une révolution)’는 관용어가 있을 정도다.

그런데 파리보다 더 많은 집회·시위가 발생하는 도시가 바로 서울이다. 경찰청 공공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경찰력이 동원된 집회·시위는 5929건이었다.

연간 집회·시위, 도쿄 500건인데 서울 6000여건
집회·시위 교통혼잡 비용산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대한교통학회]

집회·시위 교통혼잡 비용산출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대한교통학회]

프랑스 내무부 국내안보통계국(SSMSI)에 따르면, 같은 기간 파리에서 발생한 시위·집회는 약 5200건으로 서울보다 적었다. 미국 뉴욕(4500건), 영국 런던(4100건)도 마찬가지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도쿄에서 발생한 시위·집회 건수는 지난해 연간 약 500건에 불과했다.

2024년 말 계엄사태로 인해 진해 도심에서 집회가 집중적으로 열린 탓도 있다. 글로벌 주요 도시 중 서울의 집회 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앙집권적 구조를 꼽는다. 청와대와 국회, 정부서울청사는 물론 주요 대기업 본사가 광화문·여의도에 밀집해 있어 전국 단위의 시위·집회가 서울이라는 좁은 공간에 몰린다고 분석한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전국 각지의 민원인들은 자신의 목소리가 가장 잘 전달될 수 있는 결정권자 앞에서 시위·집회를 벌이고자 한다”며 “지방 문제라도 버스를 대절해 광화문 같은 서울에서 시위하는 것이 상징성이나 언론 주목도,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누적된 갈등, 집회 형태로 표출”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노동절을 맞아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가 집회로 인해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이호윤 기자 = 노동절을 맞아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일대가 집회로 인해 교통체증을 빚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의 누적된 갈등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우리 사회는 정치, 종교, 인종, 노사, 계층, 문화, 이념 등 여러 가지 갈등 요인을 안고 있지만, 갈등을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나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갈등이 시위·집회의 형태로 표출한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인프라의 발달이 집회 조직과 확산 속도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되면서, 특정 이슈가 발생하면 주최 측이 스마트폰만으로도 신속하게 집회를 조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16~2017년 촛불집회 등을 거치며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시위·집회의 ‘거점 공간’으로 자리 잡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집회가 사회적 소통의 정당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해졌고, 이에 따라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는 것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도쿄 등 다른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다.

성용은 극동대 경찰안전학과 교수는 “도쿄에서 집회는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거나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사건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크다면, 서울에서 집회는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참여하는 일종의 문화제 성격을 띠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분위기도 서울의 집회·시위 증가에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문희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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