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여파로 소비자물가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국내 석유류 물가가 20% 넘게 상승한 영향이다.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6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이는 2024년 7월(2.6%)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2.3%, 지난 1·2월 2%로 하락 흐름을 보이다 2월 말 중동 전쟁 발발 직후 오름세로 전환했다. 3월에 2.2%로 오른 뒤 한 달 만에 0.4%포인트 상승한 2.6%를 기록했다.
특히 휘발유(21.1%)·경유(30.8%)·등유(18.7%) 등 석유류 물가가 21.9%나 뛰면서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물가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극심했던 2022년 7월(35.2%) 이후 3년 9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에 따라 공업제품 전체 물가가 3.8% 오르며 2023년 2월(4.8%)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제항공료(15.9%), 엔진오일교체료(11.6%), 세탁료(8.9%) 등 유류 관련 다른 품목도 줄줄이 상승하면서 서비스 물가를 밀어 올렸다.
이두원 국가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6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후 여건 개선에 농산물 가격(-5.2%)은 하락했지만 축산·수산 물가는 각각 5.5%, 4% 상승했다.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등 영향까지 더해져 수입 쇠고기 가격이 7.1% 올랐고,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에 닭고기 값이 6.3% 상승하는 등 장바구니 부담이 커졌다.
다만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차관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최고가격제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2%포인트 하락했다”며 “(최고가격제가) 없었다면 3%를 훌쩍 넘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원 데이터처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전체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한국의 석유류 가격이 낮다”며 “최고가격제 시행으로 석유 가격뿐만 아니라 전체 물가를 일부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