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스 거래 무효화 및 이란 석유 수입 기업 제재 금지령 등 발표 주목
"시진핑, 트럼프 다루는 법 알아"…"미국이 협상카드 못 만들도록" 분석도
트럼프 방중前 시진핑의 '초강수 자신감'…"제재 공세 시대 시작"
마누스 거래 무효화 및 이란 석유 수입 기업 제재 금지령 등 발표 주목
"시진핑, 트럼프 다루는 법 알아"…"미국이 협상카드 못 만들도록"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정부가 잇따라 내놓은 초강수 조치들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란 석유를 수입한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 제재를 무시하거나 자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미국 거대 기업이 인수한 거래를 무효화하려는 발표 조치에서 조금의 주저함도 느낄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14∼15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을 얼마 안 남기고 나온 조치의 수위 및 발표 방식에서 중국 정부의 기조가 이전과는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외적인 제재 수단을 본격적으로 무기화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자신감이 자리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뉴스레터를 통해 "최근 일주일 새 중국 정부는 미국 테크 기업 거래 하나를 무산시켰고 자국 석유업체들에는 미국 제재를 거부하라고 명령했다"며 "두 조치 모두 전례가 없었고 간결했으며 수년째 그저 예고만 됐던 것들"이라고 진단했다.
거론된 조치 중 하나는 미국 빅테크 메타가 중국계 AI 스타트업 '마누스'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외국인투자안전심사판공실이 지난달 27일 내놓은 '금지 결정'이다.
중국 정부가 이러한 통지를 공개하면서 대안을 제시하거나 외교적 수사도 전혀 없이 단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는 점에 WSJ는 주목했다.
이러한 간결함은 저울질하는 듯한 모습조차 보일 필요 없다는 중국의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분석됐다.
법적 근거를 마련해놓고도 중국은 이제까지는 특정 거래에 대한 거부가 아닌 지연 방식을 써 결과적으로 무산되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취해왔다고 WSJ는 덧붙였다.
언급된 또 다른 조치는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가 지난 1일(미 현지시간) 이란의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창구로 지목된 중국 기업과 개인을 제재한다고 밝히자 중국 상무부가 이를 승인·집행·준수해서는 안 된다면서 발령한 '금지령'을 말한다.
일련의 조치를 두고 WSJ는 "중국 정부가 거의 10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예고해왔던 중국의 제재 공세 시대가 시작된 것"이라면서 중국은 이제까지 규제를 위한 근거를 키워왔음에도 이를 실제로 활용하려는 의지는 그만큼 커지지 않았었다고 설명했다.
WSJ는 또 다른 기사를 통해 이러한 조치들이 중국 정부가 보내는 의미 있는 신호라고 분석한 전문가들 의견을 전했다.
딜런 로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는 "중국 정부가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제재에 대해 저항할 의지가 있으며 저항할 수 있다는 중대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미언 마 카네기 차이나 연구센터 소장도 "많은 이들이 미국이 경제적 압박을 위한 여러 수단들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마치 몰랐던 것처럼 중국은 이제 '우리도 비장의 무기를 준비해뒀다'고 말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중국이 과감해질 수 있었던 배경이 관심을 받는다.
반도체와 AI 에이전트, 배터리 등 핵심 첨단 분야에서 중국산 기술의 발전이 두드러지면서 중국 정부가 서방 정부 또는 기업을 배제하는 데 따른 리스크가 낮아졌다는 것이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 주석의 자신감이 커진 것이 이러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 자신감이란 중국의 경제 규모나 실력이 성장한 데서 왔다기보다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을 다루는 궁극의 방법을 알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내놓은 초강수 조치들은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보다 원하고 있다는 점을 전제한 것으로 보인다.
또 협상 테이블에서 미국이 내놓을 수단을 원천 차단하려 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컨설팅업체 후퉁리서치의 창립 파트너 펑추청은 중국 정부가 미국이 "협상카드를 만드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른바 협상의 지렛대로 삼기 위해 일종의 보복 조치 등을 사용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스타일에 대비한 각본을 중국이 이미 가진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권숙희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