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중동발 인플레 공포....‘2.6%’ 상승한 물가, “5월이 더 무섭다”

중앙일보

2026.05.05 23:56 2026.05.06 00:18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류 물가는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p 끌어올렸다. 자동차수리비(4.8%), 엔진오일교체료(11.6%)도 크게 올랐다. 사진은 6일 서울 한 카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자동차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류 물가는 21.9% 뛰며 전체 물가를 0.84%p 끌어올렸다. 자동차수리비(4.8%), 엔진오일교체료(11.6%)도 크게 올랐다. 사진은 6일 서울 한 카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자동차 엔진오일을 교체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쟁발 고물가 우려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6% 상승해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본격 반영되는 5월부터 물가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이는 2024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로 둔화 흐름을 보였지만 중동전쟁 영향으로 3월 2.2%를 기록한 뒤 한 달 만에 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휘발유(21.1%)·경유(30.8%)·등유(18.7%) 등 석유류 물가가 21.9% 급등하며 전체 물가를 0.84%포인트 끌어올렸다. 석유류 상승률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충격이 컸던 2022년 7월 이후 최대다.

유가와 연관성이 높은 품목 가격도 줄줄이 뛰었다. 국제항공료가 15.9% 상승했고 엔진오일 교체료(11.6%), 세탁료(8.9%) 등도 오름세를 보였다. 일반인들의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도 최근 2.9%까지 상승하며 유가 상승이 서비스·근원물가 전반으로 번지는 이른바 ‘2차 파급 효과’ 우려도 커지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시장에서는 지금까지의 유가 상승이 오히려 ‘예고편’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제유가 급등에도 시장이 버틸 수 있었던 건 각국 비축유와 원유 재고 덕분인데, 전쟁 장기화로 이 같은 완충 장치가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최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원유 재고량이 위험 수준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며 5월 말을 유가 상승의 ‘임계점’으로 지목했다. 현재 110달러 수준인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30~14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도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에서 “5월 물가는 석유류 가격이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농·축·수산물 가격 기저효과까지 더해져 오름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지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빠르면 5월, 늦으면 6월부터 3% 내외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도 7월부터 2% 중반 수준에 진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지난 4일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을 고민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며 긴축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28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당장 금리 인상 가능성은 작지만, 강한 긴축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5월 점도표에서 인상 의견이 7명 이하이면 ‘동결 장기화’, 11명 안팎이면 ‘4분기 인상’, 14명 수준이면 ‘3분기 선제 인상’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중앙은행들도 긴축 쪽으로 기울고 있다. 호주중앙은행(RBA)은 이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매파적 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가 최근 다시 5% 선을 돌파한 것도 이런 긴축 우려를 반영한다.



김원([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