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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병 셋 있다…빚투·공매도·변동성 동시에 이상신호

중앙일보

2026.05.06 08:01 2026.05.06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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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7300선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 곳곳에선 과열 경고등도 함께 켜졌다.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사상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데다, 공매도 잔고와 변동성 지수까지 동반 상승했다.

6일 금융투자협회 집계 결과 지난 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5조8389억원이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액수를 뜻하는데, 지난해 말 이후 5개월 만에 8조5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과도하게 늘어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대표적인 시장 과열 신호다. 증시가 추락하면 반대매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져 낙폭을 확대하는 요인도 된다.

김영희 디자이너

김영희 디자이너

공매도 ‘베팅’ 규모 역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지난달 30일 기준 20조912억원으로, 4거래일 연속 20조원대를 기록했다. 3월 말(14조7313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6.4% 증가한 수준이다. 공매도는 말 그대로 없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다음 일정 기간 후 주식을 다시 사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보통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될 때 늘어나는 투자다. 주가가 오르는 만큼 하락 기대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공매도 선행 지표인 대차거래 잔고는 6일 기준 180조628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10조9229억원) 대비 62.8%, 3월 말(133조5739억원) 대비 35.2% 급증했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KOSPI 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이날 60.07로 전 거래일보다 4.2포인트(7.52%) 급등했다.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5일 장중 83.58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를 보였지만, 다시 60선을 넘어선 것은 4월 1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바탕으로 향후 30일간 증시 변동성을 예측하는 지표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를 반영한다. 통상 20~30 수준을 안정 구간, 50을 넘어가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 호황 등에 힘입어 증시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그만큼 작은 충격에도 시장이 과민하게 흔들릴 수 있다”며 “상승장 속에서도 시장 체력은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 현장에서 투자는 업종별로 온도 차가 뚜렷하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보다 4.8% 증가했다. 다만 증가분의 상당 부분은 선박·항공기 등 운송장비 부문이 차지했다. 조선·방산을 중심으로 대형 수주가 잇따르면서 관련 설비투자 수요가 빠르게 확대됐다. 방산업계도 해외 수주 증가에 대응해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반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년간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이미 생산능력을 확보한 상태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신규 공장 증설보다는 공정 고도화와 고부가 제품 중심의 ‘선별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2022~2023년 공급 과잉과 가격 급락을 겪은 이후 무리한 증설을 자제하는 기류가 자리 잡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일부 업종을 제외하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코스피는 오르지만 실제 자본은 특정 산업에 쏠리면서 전반적인 투자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고 진했다.





김다영.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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