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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의 ‘필향만리’] 兩人一般心 有錢堪買金(양인일반심 유전감매금)

중앙일보

2026.05.06 08:06 2026.05.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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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국어사전은 ‘일반적(一般的)’을 ‘일부에 한정되지 않고 전체에 걸치는’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한자 ‘般’의 초기형태 갑골문은 밥그릇과 숟가락을 그린 모양이다. 숟가락으로 밥을 먹듯이 누구에게도 매한가지인 게 곧 일반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양인일반심(兩人一般心)’은 딱 두 사람 사이에 혈서라도 쓸 정도로 특별히 갖는 마음이라는 뜻이라기보다는 둘 이상의 여러 사람이 함께 상식적으로 통할 수 있는 마음이라고 할 수 있다. 함께 하는 사람끼리 그런 상식적인 일반심만 가져도 황금을 살만한 돈을 모을 수 있다는 이 구절에 대한 대구는 ‘일인일반심(一人一般心), 무전감매침(無錢堪買針)’이다. ‘매 한 사람마다 각 마음이면, 바늘을 살만한 돈도 없게 된다’는 뜻이다.

般:일반 반, 錢:돈 전, 堪:견딜 감, 능히 감, 買:살 매. 두 사람이 한 마음이면 금을 살만 한 돈이 있게 된다. 28x62㎝.

般:일반 반, 錢:돈 전, 堪:견딜 감, 능히 감, 買:살 매. 두 사람이 한 마음이면 금을 살만 한 돈이 있게 된다. 28x62㎝.

모든 사람이 다 안중근 의사처럼 지사적(志士的) 한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 사회구성원들이 일반심만 가져도 황금을 살 만한 돈도 벌 수 있고,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과 같은 승리를 얻을 수도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이런 일반심이 작용하는 기제(機制·메커니즘)가 큰 손상을 입었다. 국민의 건전한 일반심을 선도해야 할 정치가 편을 갈라 진영논리를 일삼더니 급기야 12·3 계엄 사태를 맞으면서 합리적 일반심은 퇴색하고 자기편만의 ‘주장을 위한 주장’과 상대를 헐뜯는 거짓말이 난무하게 됐다. 다행히도 12·3이 극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우리 사회에는 트럼프의 미국에 대해 내심 큰 자부심을 가질 만큼 합리적 일반심이 회복되고 있다. 이제 이 일반심을 바탕으로 경제부흥과 문화건설을 이루면 된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합리적 일반심이 더욱 확산하기를 기대한다. ‘우리 국민의 취미이자 특기는 국난극복’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국난을 맞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 합리적 일반심이 국난을 막는 최선의 길이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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