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을 창업한 미국의 미디어 재벌 테드 터너가 6일(현지시간) 별세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터너가 미국 플로리다주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87세.
터너는 기존 TV 뉴스의 개념을 바꾼 인물로 평가받는다. 하루 몇 차례 정한 시간에 뉴스를 전달하던 기존 방송 문법에서 벗어나 전 세계 어디서든, 언제든 실시간 뉴스를 시청할 수 있는 시대를 열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디어 재벌 가운데 가장 격동적이고 다양한 경력을 쌓은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터너는 1938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났다. 브라운대를 중퇴한 뒤 아버지가 운영하던 광고 회사에 입사해 고속도로 입간판 광고 사업을 맡았다. 1963년 아버지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지자 25세 나이로 회사를 물려받았다. 이후 지역 라디오·TV 방송국을 잇달아 인수하며 미디어 사업을 확장했다.
1980년에는 애틀랜타를 본거지로 삼아 24시간 뉴스를 방송하는 CNN(Cable News Network)을 창업했다. 방송업계에선 “온종일 뉴스를 방송하는 채널은 실패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CNN은 1991년 걸프전, 2001년 9·11 테러 등 굵직한 전쟁을 24시간 생중계하며 현대 뉴스 소비 방식을 완전히 바꿔놨다. 세계 각국 지도자와 투자자가 CNN을 통해 국제 정세를 파악하는 시대가 열렸다.
터너의 삶은 CNN에만 머물지 않았다. 영화 채널 TNT와 TBS, 만화 전문 채널 카툰 네트워크 등을 구축하며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구축했다. 스포츠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미국프로농구(NBA) 애틀랜타 호크스를 운영했다.
그는 1996년 CNN을 포함해 자신이 일군 터너 브로드캐스팅 그룹을 타임워너에 약 80억 달러에 매각했다. 이후 2003년까지 타임 워너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CNN을 품은 타임워너는 다시 2016년에 통신사 AT&T에 854억 달러 규모에 매각됐다.
사생활도 화려했다. 요트 선수로 활동하며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할리우드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제인 폰다와 1991년 결혼했다가 2001년 이혼했다. 핵무기 감축과 기후 변화 대응, 야생동물 보호 활동에도 오랫동안 참여했다.
그가 CNN을 창업할 당시 남긴 말은 결국 현실이 됐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방송을 멈추지 않겠다(We won’t be signing off until the world e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