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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원장에 “초등 시험 봐라”…약손명가 기괴한 매출 교육

중앙일보

2026.05.06 13:00 2026.05.0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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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네 사람의 사진이 있습니다. 이 중 한 명이 부모님 몰래 여러분을 데려가려고 한다면 누구일까요?

(…)

유괴범은 친절한 말투로 이야기하거나 선물을 주면서 좋은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의 허락이 없으면 아는 사람이더라도 함부로 따라가서는 안 됩니다.

(…)


이 글에서 글쓴이가 가장 알려주고 싶어하는 내용은 무엇인가요?

①유괴범은 어떻게 생겼나

②유괴범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③유괴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④부모님 없이 어린이 혼자 다니면 왜 안 되나

위 문제는 아동용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피부관리 프랜차이즈 약손명가의 체형관리 브랜드 ‘여리한다이어트’의 가맹점주 원장(가맹점주)들이 본 국어 시험 중 일부다. 원장들은 20~40대 중반의 성인. 이 시험을 본 원장들의 증언이다.

" 회사(여리한다이어트)에서 ‘원장들의 어휘력이 부족해 매출이 안 오른다’며 초등 국어 문제집을 지정해 공부하게 했고, 약 6개월 동안 휴일인 일요일에 본사에서 매달 시험을 치렀다. "

여리한다이어트 가맹 원장들이 지난해 10월 본 또다른 국어 시험. 사진 여리한다이어트 가맹점주

여리한다이어트 가맹 원장들이 지난해 10월 본 또다른 국어 시험. 사진 여리한다이어트 가맹점주


30대 가맹점주 A씨는 기자에게 이렇게 토로했다.

" 가족이나 지인이 볼까 봐 차 안에서 몰래 예습을 했다. 100점이라는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더라. 다른 점주는 집에서 문제집 풀고 있는 모습을 보고 남편이 ‘대체 뭐 하는 거냐’며 속상해하면서도 위로해줘 더 슬펐다고 하더라. 너무 수치스러워 시험이 끝나고 문제집을 버렸다. "

“100점,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비인격적인 대우도 있었다. 약손명가의 한 가맹점주가 기자에게 밝힌 사연이다.


" 2020년경 한 달에 3~4번 체중계 위에서 몸무게 표시창을 찍어 이 회사 김모(여) 전 대표에게 4개월여간 인증샷을 보냈다. 김 전 대표가 제 외모 때문에 매출이 안 나오는 것이라며 몸무게 보고를 지시했다. "

약손명가와 약손명가의 체형 관리 브랜드 여리한다이어트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이모 회장, 김모 전 대표 등을 강요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최은경 기자, 법무법인 해

약손명가와 약손명가의 체형 관리 브랜드 여리한다이어트 가맹점주들이 본사와 이모 회장, 김모 전 대표 등을 강요죄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최은경 기자, 법무법인 해


약손명가는 뼈를 자극하는 체형·피부 마사지(골기테라피)로 ‘K-뷰티’를 선도하는 국내 최대 에스테틱 기업이다. 현재 국내 139개, 일본·중국·싱가포르 등 해외에 7개 지점을 두고 있다. 이 약손명가가 ‘갑질’과 경제적 착취 논란에 휩싸였다.

약손명가·여리한다이어트의 가맹점주 50여 명은 지난 3월 골기테라피 창시자이며, 약손명가 창업자이자 대표이사 회장인 이모씨와 김 전 대표를 서울강남경찰서에 고소했다. 강요 및 공갈, 스토킹, 강제추행 혐의다. 점주들은 이 회장과 김 전 대표, 약손명가·여리한다이어트, 그리고 지주회사 격인 ‘빛채’에 170억 상당의 부당이득금 반환 청구소송도 제기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회사가 과도한 수수료와 갖가지 명목의 벌금 등을 부과해 미수금이 쌓였으며, 이를 빌미로 집요하고 반복적인 통제와 압박이 이뤄졌다. 또 “전문대 나와 여기 아니면 이 정도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냐” 식의 가스라이팅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 충동을 느끼는 등 심한 정신적 괴로움을 호소하는 점주들도 있다고 했다.

피부관리과 나와 20대 초반 취업
‘이팩트: 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약손명가의 갑질 논란과 법적 분쟁에 관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려 했다. 이를 위해 약손명가 현직 가맹점주 2명과 전직 가맹점주 1명을 직접 만났고, 1명은 카카오톡으로 구체적인 증언을 수집했다. 고소에 참여한 여리한다이어트 가맹점주 2명과도 접촉해 동기와 배경을 청취했다. 점주들은 대개 전문대 피부관리학과 출신으로 21~22세에 약손명가 직원으로 취업해 6년간 일한 뒤 20대 중·후반에 원장이 된 경우가 다수다. 이들은 반복된 부당함에 대항을 결심했다고 했다.


이팩트 팀은 취재 과정에서 가맹점주들이 당한 비인격적 벌칙, 사생활 침해, 금전적 불이익 등을 증언을 통해 알게 됐다. 또한 자기계발서를 필사하는 ‘깜지 쓰기’, 상담 매뉴얼이나 다이어트 이론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외우는 ‘토씨 시험’ 등 생소한 교육이 관행적으로 시행된 것도 확인했다. 점주들은 ‘사부님’이라고 불리는 이 회장에게는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이는 합장 인사를 했고, 김 전 대표를 ‘스승’으로 대했다. 약손명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 속으로 들어가 사건의 전모를 추적한다.

약손명가 가맹점주가 김 전 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약손명가 가맹점주협의회

약손명가 가맹점주가 김 전 대표와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 사진 약손명가 가맹점주협의회


#장면 1. 경제적 착취 의혹

“감금 신고받고 왔습니다”

2019년 1월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약손명가아카데미 지하 2층 교육장. 5~6명의 경찰이 들이닥쳤다.

(계속)

가맹 원장 50여 명은 약손명가 창업자 이모씨를 상대로 강요 및 공갈, 스토킹, 강제추행 혐의로 소송을 제기했다.
기괴한 가맹 계약의 실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26142





최은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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