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몽펠리에 인근에 위치한 까르푸 매장 내 식물성 메로나 제품이 진열돼있다. 노유림 기자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프랑스 몽펠리에 근교에 위치한 한 교외형 까르푸 매장. 빙과류 코너에 들어서자 냉동고에 진열된 아이스크림들 사이로 익숙한 한글 ‘메로나’가 눈에 띄었다. 이 제품은 빙그레가 2023년 처음 선보인 것으로 일반 메로나와 달리 식물성 원료 100%로 만들어진 ‘비건(Vegan)’ 아이스크림이다.
최근 K푸드 수출 구조가 과자·음료·빙과류(아이스크림) 등 ‘간식류’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특히 빙과류는 기존 유제품 기반에서 식물성 원료로 다각화하며 유럽·캐나다 등 유제품 수출 장벽이 높았던 지역을 새롭게 공략하고 있다.
6일 빙그레에 따르면 지난해 식물성 메로나 제품의 판매량 92%는 유럽과 캐나다에서 발생했다. 이 지역은 유제품에 대한 위생·검역·원산지 규정 등 비관세 조건과 기준이 높아 그간 국내 기업의 아이스크림 수출이 쉽지 않았던 시장이다.
프랑스 몽펠리에 인근에 위치한 까르푸 매장 내부. 노유림 기자
하지만 최근에는 세계적인 ‘웰니스(wellness,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한 상태)’ 흐름 속에 유성분을 제거한 비건 아이스크림이 인기를 끌고 있고, 이에 국내 기업도 관련 제품을 개발·수출하며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유럽 등 유제품에 높은 비관세장벽이 적용되는 지역에서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적극 출시해 수출 장벽을 뚫어보려 한다”며 “현재 유럽 전역 까르푸에 입점한 식물성 메로나를 비롯해 지난해 말 선보인 식물성 붕어싸만코의 판매 지역을 넓혀 해외 소비자를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웰푸드도 지난해 독일에서 열린 식품박람회 ‘아누가 2025(ANUGA 2025)’에 처음으로 참가해 비건 아이스크림 브랜드 ‘조이(JOEE)’를 홍보했다. 롯데웰푸드는 베트남, 호주 등 지역에 조이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향후 유럽 아이스크림 시장 공략 시 핵심 브랜드로 내세울 계획이다.
비건 아이스크림은 K푸드 전반의 수출 동력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관세청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스크림 수출액은 1억1874만 달러(약 1722억원)로, 처음으로 연 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전년보다 약 21%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아이스크림은 농식품 분야에서 역대 최고 수출액을 기록한 11개 품목(아이스크림·베이커라·돼지고기 등)에도 들며 K푸드 내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수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3100만 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제품 중심에서 벗어난 K아이스크림이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웰빙 식품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가 수출 확대에 특히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