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로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이란이 핵포기에 대해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이란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는 미국의 원칙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상이 1주일 안에 이뤄질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로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가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이란은 핵무기를 가져선 안 되고, 가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도 다른 여러 사항과 함께 이 점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과정에서 ‘레드라인’으로 제시해온 핵 프로그램의 장기 중단 등의 요구에 이란이 동의했다는 의미로, 만약 이란이 사실상 핵을 포기한다는 데 동의할 경우 양측의 협상은 급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악시오스와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현재 전쟁 종식을 위한 14개 항을 담은 1페이지짜리 양해각서(MOU) 체결을 논의하고 있다. 양해각서엔 이란의 핵농축 일시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해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및 미국의 대이란 해상 봉쇄의 점진적 해제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미국이 장기간 이어온 이란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해제하는 내용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이날 PBS 인터뷰에선 합의안에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비축분을 미국으로 반출하는 것과 이란의 지하 핵시설 가동 중단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주장에 대한 이란의 공식 입장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진행한 '군인 어머니의 날' 행사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오르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답 도중 “지난 24시간 동안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란과 협상안을 놓고 물밑접촉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 말이다. 다만 “이제 우리는 얻어야 할 것을 얻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훨씬 더 강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합의 불발 가능성을 열어놓으며, 합의 불발시 군사행동을 확대할 가능성을 함께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에 시한에 대해선 “시한은 없다”(Never a deadline)고 했다. 그러나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폭스뉴스 앵커 브렛 바이어는 “트럼프 대통령은 신중한 낙관론을 보였다”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물어봤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1주일 정도를 예상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1주일은 오는 14~15일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의식한 일정일 가능성이 있다. 악시오스도 당국자들을 인용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칠 때까지 이란과의 협상이 마무리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을 통해 이란의 해·공군 및 미사일 전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면서 “우리가 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란 전쟁을 전쟁이 아닌 ‘소규모 충돌’(skirmish)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초청한 간담회를 진행하던 중 6월 14일 백악관 내에 설치될 UFC 경기장 조감도를 공개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UFC 대회가 열리는 다음달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다. AP=연합뉴스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의 독단적 결정으로 지속할 수 있는 전쟁 기간을 60일로 제한한 전쟁권한법을 의식한 말로 풀이된다. 2월 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은 지난 1일을 기점으로 이미 법이 허용한 60일을 넘긴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와중에도 백악관 집무실로 이종격투기 선수들을 초대해 다음 달 14일 백악관에서 개최되는 이종격투기(UFC) 이벤트를 홍보했다. 그는 백악관 남쪽 잔디밭(사우스론) 한복판에 UFC 경기장이 설치된 조감도도 공개하며 “여러분 모두를 6월 14일에 이곳에서 뵙겠다”고 말했다. 행사가 열리는 6월 14일은 트럼프 대통령의 80번째 생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