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주사제에서 경구제로 빠르게 이동하는 가운데, 초기 경쟁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가 뚜렷한 우위를 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출시 3주 차 기준 일라이 릴리의 경구용 비만치료제 ‘파운다요’ 처방 건수는 약 5600건에 그쳤다. 반면 노보 노디스크의 ‘먹는 위고비’는 약 2만6100건으로 4배 이상 많았다.
격차는 출시 초기부터 벌어졌다. 파운다요는 1주 차 1390건, 2주 차 3707건에 머문 반면, 먹는 위고비는 각각 3071건, 1만8410건을 기록했다. 위고비는 출시 16주 차에는 13만5000건까지 처방이 늘었다.
다이어트 주사를 맞으면 식욕이 사라져 식사량이 줄면서 살이 빠진다. 사진은 2024년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위고비 한국 출시 행사장에 위고비 제품 조형물이 전시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파운다요의 초기 성적은 릴리의 기존 주사제 ‘젭바운드’(마운자로)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젭바운드는 출시 2주 차 7292건, 3주 차 1만5559건으로 더 빠른 확산 속도를 보였다. 경구제 도입 초기 특성과 보험 적용 여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파운다요는 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다. 처방의 상당 부분이 현금 결제 채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보험 적용은 이달 중순부터 확대될 예정이다. 출시 3주 차 기준 처방의 45%는 ‘릴리다이렉트’ 등 직접 판매 채널, 35%는 텔레헬스를 통해 발생했고, 일반 유통 채널 비중은 20% 수준에 그쳤다.
양사의 전략도 엇갈린다. 노보 노디스크는 약 3개월 선출시 효과와 위고비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초기 수요를 빠르게 흡수했다. 반면 일라이 릴리는 식사·음수 제한 없이 복용 가능한 편의성과 비펩타이드 구조에 따른 생산 효율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다만 처방 증가가 곧바로 수익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용량 처방 비중이 높고, 환자 유지율에 따라 매출이 좌우될 수 있어서다. 가격 경쟁 심화 역시 변수로 꼽힌다.
경구 GLP-1 치료제 확산은 시장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이 크다. 현재 비만 인구 대비 GLP-1 치료제 침투율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 주사 기피 환자와 신규 수요가 유입될 경우 시장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경쟁 구도가 보험 적용 확대, 가격 전략, 장기 복용 유지율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