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코스피가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주당 100만원이 넘는 ‘황제주’가 10개로 늘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4개(효성중공업·삼성바이오로직스·고려아연·삼양식품)였던 코스피 황제주는 넉달여 만에 2.5배로 증가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105.49포인트(1.43%) 상승한 7490.05에 마감했다. 뉴스1
국내에서 가장 비싼 주식은 효성중공업이다. 7일 종가는 460만1000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8% 급등했다. 전력기기·변압기 수요 확대가 주가를 밀어 올렸다. 증권가에서는 500만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최상위 전력망(765kV)급 변압기 공급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해 수주 확대와 마진율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181만7000원), SK하이닉스(165만4000원), 고려아연(156만원), 삼성바이오로직스(146만8000원), HD현대일렉트릭(142만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1만7000원), 삼양식품(126만4000원), 태광산업(112만9000원)이 황제주에 이름을 올렸다.
중앙일보 AI에이전트 생성
전날 황제주에 등극한 SK스퀘어(109만9000원)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핵심 수혜주인 SK하이닉스 지분 약 20%를 보유한 중간 지주사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두 종목의 주가 상관관계는 98%에 달한다. 실제 SK하이닉스가 지난 6일 10.64% 급등하자 SK스퀘어도 9.89% 동반 상승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호황과 주주환원의 완벽한 선순환 구조가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삼성전기(91만7000원)와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86만6000원)도 한때 100만원에 근접하며 황제주 진입을 노리고 있다.
황제주가 늘어난다는 것은 증시가 달아올랐다는 방증이지만, 개인 투자자의 진입 장벽은 높아진다. 국내 주식은 1주 단위로 거래되기에 주가가 수백만원대로 오르면 접근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부 고가주를 중심으로 액면 분할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액면분할은 주식 수를 늘려 주당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거래량을 늘려 자금을 더 끌어모을 수 있다. 실제 1주당 260만원이 넘던 삼성전자는 2018년 50대 1 액면분할 이후 ‘국민주’로 자리 잡았다.
다만 올 하반기 시행 예정인 2차 상법 개정안은 변수로 꼽힌다. 법안엔 일정 규모 이상 상장사에 집중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소액주주가 의결권을 몰아줄 수 있고, 액면분할로 소액주주 수가 늘어나면 이들의 영향력도 커질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버크셔해서웨이처럼 1주에 10억원이 넘는 주식도 있는 미국 시장에선 고가주 자체를 문제로 보지 않는다”며 “기업 입장에서 단기 매매가 잦은 개인보다 장기 보유 성향의 기관 비중이 높은 주주 구성이 경영 안정성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펀드 등 간접투자 채널이 다양해지면 개인의 고가주 접근성 문제도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