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충 아니지만 싫어” 소름 돋는 러브버그, 국가가 관리한다
중앙일보
2026.05.07 05:52
2026.05.07 13:19
지난 6일 러브버그 유충이 대량으로 발견된 계양산에서 방제실험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여름철 도심에 대량 출몰해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방치됐던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와 대벌레 등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 체계가 마련됐다.
7일 국회 본회의에서는 국민의힘 김위상 의원이 대표 발의한 내용을 포함한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야생생물법)’ 개정안이 대안으로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기후 변화로 인해 급증하는 특정 곤충들을 법적 테두리 안으로 끌어들여 체계적인 방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간 러브버그, 대벌레, 동양하루살이 등은 특정 시기 도심 생활권에 무더기로 나타나 혐오감을 주거나 교통안전을 위협해왔다.
하지만 이들은 질병을 매개하는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아 지자체가 적극적인 방제에 나서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발생 곤충’이라는 개념을 신설했다. 이는 기후 또는 환경 변화 등으로 특정 지역에 대량 출현하여 생활환경, 공공시설물, 교통안전 등에 피해를 유발할 우려가 있는 곤충을 의미한다.
법안 통과에 따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대발생 곤충의 발생 현황과 피해 규모를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발생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어 긴급 방제가 필요한 경우, 국가가 예산과 인력을 지원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도 마련됐다.
각 지방자치단체장의 책임도 강화됐다. 지자체장은 관내 실태조사를 하고 주민 피해 현황을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방제 및 관리 계획을 수립·시행해야 한다.
다만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해 친환경적 방제 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법령에 명시했다.
김위상 의원은 “이번 법안 통과로 도심 속 대발생 곤충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합 관리 시스템이 구축됐다”며 “시민들의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생태계의 건강성도 함께 지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본 개정안은 정부 이송 절차를 거쳐 공포 후 6개월 뒤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