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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의 내 몸 사용 교과서] 열심히 운동해도 근육이 안 붙는 이유

중앙일보

2026.05.07 08:06 2026.05.0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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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아무리 운동해도 근육이 안 붙어요. 시키는 대로 정말 열심히 했는데 말이죠.” 요즘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그만큼 근육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뜨거워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단백질은 잘 드시나요?”라고 물으면, “그럼요. 저녁마다 꼬박꼬박 챙겨 먹는데 왜 이럴까요?”라는 반문이 돌아오곤 한다.

근육은 단순한 운동 조직을 넘어 건강수명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다. 혈당 조절과 기초대사량 유지를 담당하는 대사 기관으로서, 비만과 당뇨병 같은 만성 질환을 막는 방패 역할을 한다.

단백질, 매 끼니마다 섭취 필요
깊은 잠 자야 진짜 근육 합성돼
성장을 완성하는 48시간 휴식

근육은 마이오카인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기도 하다. 운동으로 근육이 수축할 때 분비되는 이 물질들은 뇌·간·지방·면역계와 소통하며 염증 조절과 인지 기능 개선, 항암 효과에 이르는 전신 생리 작용에 관여한다. 이처럼 근육은 단순한 힘의 상징을 넘어 건강을 조율하는 대사의 핵심축이다. 근육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한다면, 만성 질환과 인지 기능 저하라는 위협 앞에 우리 몸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열심히 운동해도 근육량이 제자리라면 식습관부터 점검해야 한다. 운동만큼 식단 전략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근육 합성 스위치 ‘mTORC1’을 가동하려면 한 끼에 최소 25~30g의 단백질을 먹어야 한다. 이 기준에 못 미치면 합성 스위치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단백질을 한꺼번에 몰아 먹는 방식도 비효율적이다. 과도한 양은 오히려 흡수 효율을 떨어뜨린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단백질 자극에 둔감해지는 동화 저항성이 나타난다. 한 번에 많이 먹는다고 근육이 잘 붙지 않는 이유다. 결국 근육 성장의 핵심은 적정량을 매 끼니 규칙적으로 나누어 먹어 합성 스위치를 꾸준히 자극함에 있다.

가장 효율적인 단백질 섭취법은 체중과 목적에 맞춰 적정량을 나누어 먹는 데 있다. 일반인은 체중 1㎏당 하루 0.8~1.0g이면 충분하다. 근 성장이 목표라면 1.6g, 고강도 운동이나 다이어트를 병행한다면 2g 전후까지 늘려야 한다. 체중 70㎏인 성인이 근력 운동을 한다면 하루 약 110~120g의 단백질이 필요하다. 이때 고기 무게와 순수 단백질 함량을 혼동해서는 안 된다. 사람의 손바닥 크기에 해당하는 육류나 생선 100g에는 순수 단백질이 약 20~25g 들어있다. 따라서 한 끼에 손바닥 하나를 꽉 채우는 분량을 하루 3~4회 규칙적으로 섭취하기를 권한다. 그래야 근육 합성 스위치를 켜는 필수 아미노산 류신이 충분히 공급된다.

단백질 섭취만큼이나 중요한 핵심은 바로 수면과 휴식이다. 흔히 무거운 기구를 들며 땀 흘릴 때 근육이 커진다고 생각하지만, 운동 중에는 근육 섬유가 미세하게 찢어지고 손상될 뿐이다.

진짜 근육이 합성되고 커지는 마법은 우리가 푹 쉬고 잠을 잘 때 일어난다. 깊은 잠을 자야 우리 몸에서는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손상된 근육 세포를 복구하고 더 크고 단단하게 빚어낸다. 반대로 수면이 부족하면 근육을 분해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져 아무리 단백질을 잘 챙겨 먹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완벽한 근 성장을 원한다면 하루 7~8시간의 질 좋은 수면과 함께, 근육이 온전히 회복할 수 있는 48시간의 휴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강도 높은 훈련으로 손상된 근육이 염증을 가라앉히고 이전보다 더 크고 강해지는 회복 과정을 완료하는 데 평균적으로 48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매일 같은 부위의 근육을 무리하게 혹사하면 회복할 틈이 없어 오히려 근 성장이 정체되고 부상 위험만 커진다. 최소 48시간은 푹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어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해도 근육이 늘지 않는다면 문제는 의지가 아닌 전략의 부재일 수 있다. 근육은 운동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매 끼니 단백질을 나누어 먹고, 깊은 수면과 휴식으로 회복 시간을 확보할 때 비로소 성장한다. 근육을 키우는 과정은 무작정 몸을 몰아붙이는 싸움이 아니다. 제대로 먹고 쉬며 몸의 회복 리듬을 존중하는 일이다. 운동량만 점검할 게 아니라 식사·수면·휴식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근육은 정직한 생활 습관 위에서 천천히 그리고 확실하게 쌓인다.

오상우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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