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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한 KAI, 해법은 민영화?…지분 늘리는 한화의 ‘승부수’

중앙일보

2026.05.07 13:00 2026.05.0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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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첫 공개된 KF-21 양산 1호기. 연합뉴스

3월 25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첫 공개된 KF-21 양산 1호기. 연합뉴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시장 기대치를 소폭 밑도는 1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부진한 실적 반등이 시급한 가운데, 한화가 KAI 인수 의지를 본격적으로 나타내면서 KAI 민영화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7일 KAI는 올해 1분기 매출이 1조927억원, 영업이익은 671억원이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6.3%, 영업이익은 43.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 793억원을 기대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KAI는 최근 K방산 호황에도 성장이 지지부진했다. ‘K방산 4사’의 2024년 대비 2025년 매출 증가율을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6.7%), 현대로템(33.4%),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31.5%)는 두 자릿수 이상이었지만, KAI는 1.7% 성장에 그쳤다.

전문가 사이에선 KAI 성장의 전제 조건은 결국 민영화라는 주장이 나온다. KAI는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분 26.4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 민간기업이지만 공기업 성격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친정권 인사로 KAI 사장이 교체되며 ‘낙하산 논란’이 반복돼 왔다. 윤석열 대선후보 캠프 출신인 강구영 전 KAI 사장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면서 사직했고, 수장 공백기가 7개월간 이어졌다. 이후 선임된 김종출 KAI 사장은 과거 이재명 대선후보 캠프에서 활동했었다.

이와 관련 문근식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특임교수는 “정권에 따라 바뀌는 리더십은 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며 “주인이 명확하지 않은 기업은 대대적인 투자나 확장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성장 한계가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AI 측은 “최근 다른 방산업체 대비 실적이 부진했던 이유는 개발 기간이 긴 공중방산 특징 때문”이라고 말한다. 지난 3월 양산 1호기를 출고한 국산 전투기 ‘KF-21’ 수주가 본격화되면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해외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민영화 필요성을 강조한다. 문 교수는 “국내 방산은 글로벌 대기업과 수출 경쟁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데, 그러려면 민영화를 통해 기업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대형화, 통합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기업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인수합병(M&A)이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지난 2월 5일 차재병 한국항공우주(KAI) 대표이사(왼쪽)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K-방산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 각사

지난 2월 5일 차재병 한국항공우주(KAI) 대표이사(왼쪽)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가 서울 중구 한화빌딩에서 ‘K-방산 글로벌경쟁력 강화를 위한 미래 핵심 사업 공동 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진 각사

KAI 민영화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한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일 KAI 지분 5.09%를 확보하면서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공식화했다. 또 연말까지 5000억원을 투자해 현재 주가 기준 8%대 지분율을 확보할 계획이다. “민영화가 공론화되면 인수·통합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인수 의지도 숨기지 않았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KAI 민영화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화가 선제 대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화는 방산 전 부문의 수직계열화를 노리고 있다. 특히 지상방산, 조선 부문에 비해 약한 고리인 항공우주 분야를 보완하기 위해 KAI는 최적의 대상이다. 한화 외에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 대한항공 등이 인수 경쟁자로 꼽힌다. 다만 실제 민영화가 추진될 경우 내부 반발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AI 노동조합은 이날 한화의 지분 투자에 관한 성명서를 내고 “인수 시도가 현실화할 경우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윤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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