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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양도세 중과 재개에도 뛰는 집값, 해결책은 공급

중앙일보

2026.05.08 08:34 2026.05.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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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등 ‘세금 폭탄’ 피하려는 급매물 늘어났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 전환, 전세는 최고가 기록



수요 억제와 세제 위주 정책, 시장 교란·왜곡할 뿐


4년간 이어졌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가 오늘 종료된다. 내일부터는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면 기본세율(6~45%)에 2주택자는 20%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포인트를 가산해 양도세를 매긴다. 여기에 지방소득세(10%)까지 적용하면 3주택 이상 소유자의 최고 실효세율은 82.5%까지 높아진다.

정부는 집값 급등과 투기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압박하며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해왔다. 서울 강남 등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세금 폭탄’을 피하려는 급매물 거래가 늘었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계약분의 39.6%가 직전 계약보다 가격이 내려간 하락 거래였다.

정부의 진단은 낙관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어제 “부동산 시장이 과거 과열 양상에서 벗어나 실거주자 중심으로 재편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부에 따르면 올해 3월 다주택자 보유 서울 아파트 매도 물량(2087건)은 1년 전보다 37% 증가했고 매수자 중 무주택자 비율(73%)도 2025년(56%)보다 높아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도 지난 4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 이후 주택 가격 상승은 완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흐름은 정부의 낙관과는 거리가 있다. 강력한 규제에도 집값이 다시 뛰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25개 자치구 중 강남구만 빼고 모두 올랐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물이 사라진 영향이다. 예상되던 현상이지만 ‘매물 잠김’은 앞으로 더 본격화할 전망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6만9554건)은 최고치를 기록했던 3월21일(8만80건)보다 13.2% 감소했다.

집값 상승 압력은 커지고 있다.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10만6305개구)은 2014년 이후 가장 적다. ‘1·29 대책’에서 밝힌 수도권 6만 가구 공급도 지방자치단체와의 엇박자 속 진척이 없다. 1분기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은 1년 전보다 62.4%나 줄었다. 반도체 기업 발 고액 성과급에 증시의 고공행진으로 현금 부자가 늘며 유동성은 풍부하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무주택 가구가 주식 매매로 번 돈의 70%가 부동산으로 이동했다. 부동산이 자금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단 이야기다.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세금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현재 거주(40%)와 보유(40%)로 된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를 실거주자 위주로 재편해 서울에만 83만 가구로 추산되는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을 시장으로 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매입 임대 아파트 사업자에게 적용된 양도세 중과 배제도 손질해 매물 출회를 유도하겠다는 계산이지만 시장이 정부의 계산대로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공급 없는 수요 억제와 세제 위주의 정책은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고 왜곡할 뿐이다. 다주택자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대신 증여가 늘었다. 전세 실종 속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세화는 가속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6일 “부동산 정상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부동산 불패 신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규제 완화와 재건축·재개발 정상화 등을 통한 공급 없이 세금으로만 시장을 잡으려 한다면 과거 진보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관련 세금에 쏟는 의지의 절반만큼이라도 공급 확대에 진정성을 보인다면 시장의 불안을 씻고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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