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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2년간 역대급 세수 발생할 것”…반도체 호황 역설 지적

중앙일보

2026.05.08 08:47 2026.05.08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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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청와대사진기자단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8일 반도체 호황으로 앞으로 2년간 역대급 세수가 예상된다며 이에 따른 정부의 유연한 재정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코스피 7500, 그리고 1만의 문턱 앞에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금 시장은 기존 경기순환의 눈금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국면을 상상하기 시작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거래소 집계 기준으로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을 보면, 반도체 혹한기였던 2023년 122조원에서 2024년 195조원으로 60% 뛰었고, 2025년엔 245조원으로 또 25% 올랐다. 2026년 시장 전망치는 이미 과거 사이클과 비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며 “1만이라는 숫자가 단순한 공상이 아니라 현실화 가능한 경로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그런데 여기에 불편한 문제가 하나 있다”며 “시장은 이미 이 변화를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지만, 거시경제 통계와 정책 시스템은 그것을 실시간으로 따라가기 어려운 구조에 놓여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재정과 거시 전망은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을 기초로 움직여, 이번 반도체 호황은 기존 GDP 체계가 포착하기 어려운 특성을 갖고 있다”며 “반도체처럼 품질 개선 속도가 가격 변화를 압도하는 산업에서는 기존 통계 체계가 현실 변화를 너무 느리게 반영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김 실장은 그러면서 “2027년까지 반도체 호황이 이어진다면 2026∼2027년의 세수는 역사적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뿐 아니라, 고소득 반도체 인력의 소득세, 무역흑자 확대에 따른 연쇄 효과까지 감안하면 역대급 초과 세수가 쌓일 수 있다”며 “정책 시스템은 이 현실을 얼마나 빠르게 반영할 수 있을까. 올 하반기에 나올 2026년 수정 전망이 첫 번째 분기점”이라고 했다.

김 실장은 “그 전망이 어느 수준까지 올라가느냐에 따라 2027년 세입 추계와 예산 총량의 방향이 달라진다”며 “중요한 건 낙관이나 비관 자체가 아니다. 기존 프레임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의 산업 변화를 정책 시스템이 얼마나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에도 후행적으로 움직일 것인가. 이미 한번 비슷한 장면을 경험했다”면서 “2021과 2022년, 코로나 이후 반도체 호황에 역대급 초과 세수가 발생했지만, 세입 전망과 예산은 현실을 충분히 따라가지 못했고, 2023∼2024년엔 업황이 꺾여 세수 부족이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패턴이 반복되는 데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경기중립적 추세보다 직전 연도의 경기 상황이 다음 해 세입 추계에 강하게 반영되는 방식 때문”이라며 “호황 다음엔 세수 부족이, 불황 다음엔 초과 세수가 나타나는 역설이 여기서 비롯된다. 세입과 예산이 실제 산업 사이클보다 한 박자 늦게 움직이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이번 사이클 규모는 그때보다 훨씬 클 수 있고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 오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반도체 중심의 구조 변화가 실제로 진행 중이라면 재정 역시 과거 평균값에 묶인 사고에서 벗어나 더 유연하고 넓은 시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지금 다시 봐야 하는 건 지수 자체가 아니라, 그 지수를 해석하는 방식인지도 모른다”며 “시장에서는 이미 새로운 숫자들이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여전히 오래된 감각과 기준으로 그것을 이해하려 하고 있는 건 아닐까. 적어도 지금의 국면이 평범한 경기 순환의 연장선만은 아니라는 점만큼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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