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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모스크바 붉은 광장 첫 행진…푸틴 직접 감사 표시

중앙일보

2026.05.10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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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식(전승절) 열병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운 북한군이 행진하고 있다. 최영훈 인민군 대좌가 이끈 120명 규모의 북한군은 육·해·공군 정복을 입고 은색으로 도금된 개인 화기를 들고 행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식(전승절) 열병식에서 인공기를 앞세운 북한군이 행진하고 있다. 최영훈 인민군 대좌가 이끈 120명 규모의 북한군은 육·해·공군 정복을 입고 은색으로 도금된 개인 화기를 들고 행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지난 9일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식(전승절) 열병식에 북한군이 인공기를 들고 처음으로 모스크바 붉은 광장을 행진했다. 북·러 관계는 명실상부 혈맹으로 격상됐으며, 국제 정세와는 무관한 ‘상수’로 굳어졌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관영 노동신문은 10일 1면에 전날 러시아의 제81주년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전하며 “러시아 군인들의 열병 종대들과 함께 쿠르스크를 해방하기 위한 전투들에서 불멸의 위훈을 떨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인들의 종대가 붉은 광장을 행진했다”고 밝혔다.

열병식 종대는 최영훈 육군 대좌(우리 군의 대령·준장 사이 계급)가 이끌었다. 또 열병식이 끝난 뒤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휘관을 찾아와 직접 사의를 표시했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북한군이 러시아 전승절 열병식에서 인공기를 들고 행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러 매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약 120명 규모의 북한군은 육·해·공군 정복을 입고 은색으로 도금된 개인 화기를 들고 행진했다. 은도금 화기는 북한의 88식 자동보총으로 추정되는데,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24년 9월 특수작전 무력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했을 때도 등장했다.

선두에 선 최영훈은 처음 등장한 인물로, 쿠르스크 전투에서 공적을 세운 현장 지휘관을 발탁했을 수 있다. 열병식 연단에는 외무성 국장급 인사인 오철진(유럽국)과 신홍철 주러 북한 대사가 자리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연구소 교수는 “외국 군대임에도 불구하고 열병식 후 푸틴이 지휘관을 직접 대면한 것은 북한군을 사실상 러시아 정규군과 동등한 동맹군으로 대우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러시아 열병식에 군 대표단을 보내면서 러시아 파병을 통해 달라진 전략적 지위를 과시했다는 설명이다. 또 러시아 주도의 반(反)서방, 반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진영에 북한이 대등한 일원으로 합류했다는 상징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러시아의 동맹·우방 중 열병식에 군을 파견한 건 북한이 유일했다.

앞서 노동신문은 9일자 1면을 통해 김정은이 푸틴에게 보낸 러시아 전승절 관련 축전도 공개했다. 여기에서 김정은은 푸틴에 대해 “친애하는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라고 이름을 부르며 “평양은 언제나 당신과 형제적 러시아 인민과 함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가 참전한 외국인 포로 중 러시아가 유독 북한군에 대해서만 송환에 관심을 보인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밝혔다. 보흐단 오흐리멘코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전쟁포로처우조정본부 국장은 지난 4일 현지 매체 우크린포름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당수의 외국인 포로를 수용하고 있지만, 러시아 측에서 먼저 교환을 요청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북한군은 예외로, 러시아는 구체적으로 북한군을 넘겨줄 준비가 됐는지 여러 차례 물어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북한군 포로 2명은 그간 한국 언론 등을 통해 귀순 의사를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와 관련,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이들의 신속한 국내 송환을 지원하라는 ‘의견 표명’ 형식의 입장을 김민석 국무총리와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전달했다.





이유정.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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