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후 세리머니 하는 김효주(오른쪽). 10일 열린 최종라운드에서 9언더파 합계 207타로 박현경을 1타 차로 제치고 KLPGA 통산 15승을 거뒀다. [연합뉴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장에서 만난 김효주(31)는 “요즘 들어 골프가 더 편해졌다”고 했다. 겨우내 전지훈련부터 시작한 ‘턱걸이 운동’ 덕분이다. 근력이 붙으며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코스 공략이 한층 수월해졌단다.
10일 경기도 용인시의 수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최종라운드 운명의 18번 홀(파4)에서 그 말이 여실히 드러났다. 공동선두로 마지막 홀에 선 김효주와 박현경 모두 페어웨이는 정확하게 지켰다. 그러나 핀까지 140m 남은 박현경의 6번 아이언 샷이 살짝 열려 맞아 그린 오른쪽 벙커로 향했다. 반면 120m 남은 김효주는 핀 2m 옆으로 공략했다. 박현경은 보기, 김효주는 파. 승부는 그렇게 갈렸다.
김효주는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07타로 박현경을 1타 차로 제치고 KLPGA 투어 통산 15번째 정상을 밟았다. 2021년 SK네트웍스·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이후 4년 7개월 만의 국내 우승이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
이날 경기는 김효주 뜻대로만 풀리지 않았다. 전반 보기 1개, 버디 1개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박현경이 2타를 줄여 1타 차로 추격해왔다. 후반은 사실상 1대1 싸움. 해외파 중에서도 탄탄한 팬덤을 지닌 김효주와 국내에서 뜨거운 인기를 자랑하는 박현경의 맞대결답게 챔피언조에는 구름 갤러리가 몰렸다. 먼저 장군을 부른 건 김효주였다. 13번 홀(파3) 버디로 박현경을 2타 앞섰다. 그러나 14번 홀(파4)에서 보기를 적고, 박현경이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추가해 9언더파 동타가 됐다. 그리고 18번 홀이었다.
올 시즌 LPGA 투어에서 이미 2승을 거두며 새롭게 전성기를 연 김효주. 세계랭킹 3위의 실력은 국내 무대에서도 감춰지지 않았다.
1995년생 김효주는 어느덧 서른을 넘긴 베테랑이 됐다. 2015년부터 12년째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다. 여자 선수라면 기량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이 시기, 그는 오히려 비거리 증대를 고민하다 턱걸이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던 게 이제는 세 개씩 거뜬히 해낸다. 티샷 비거리도 10m 늘어났다. 올해 넬리 코다를 2주 연속 꺾으며 세계랭킹 1위까지 넘보는 현재 한국 여자골프의 최고 선수다. 박현경과의 18번 홀 승부는 배짱과 거리 싸움이었는데, 둘 다 이겼다.
김효주는 “골프가 더 재밌어졌다. 서른 넘어서라도 이런 방법을 발견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웃고는 “오늘 플레이는 사실 만족스럽지 않았다. 후반 들어서는 어떻게든 내 샷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회 3연패를 노린 이예원은 3언더파 공동 9위를 기록했다. 2012년생 신성중 2학년의 김서아는 마지막 날 5번 홀(파3) 홀인원 등을 앞세워 1언더파 공동 18위로 선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