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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마다 금쪽이 1명은 꼭 있다”…버티지 못한 담임교사 결국

중앙일보

2026.05.10 15:05 2026.05.11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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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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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 절반가량이 정서·행동 위기 학생으로 인한 수업 방해와 교권 침해가 이전보다 심해졌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실제 학교 현장에서 문제 행동을 보이는 학생이 검사 결과보다 더 많다고 판단하고 있었고, 학부모 비협조로 치료 시기를 놓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교육연구정보원 김유리 연구위원은 한국교원교육학회에 이런 내용을 담은 ‘정서·행동 위기 학생 지원의 사각지대 발생 구조와 개선 방안’ 논문을 게재했다.

교육연구정보원이 서울 초·중·고 교사 24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1년간 정서·행동 위기 학생에 의한 수업 방해와 교권 침해 빈도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52.6%였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58.6%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54.0%, 고등학교 42.8% 순이었다.

정서·행동 위기 학생은 감정·행동 문제로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뜻한다. 수업 중 자리에 앉아 있지 못하거나 다른 학생을 방해하고 교사에게 공격적 행동을 보이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 지역 한 초등교사는 “이른바 ‘금쪽이’가 꾸준히 늘어 요즘은 한 반에 1~2명은 꼭 있다고 보면 된다”며 “상황이 심각하면 담임교사가 버티지 못하고 명예퇴직을 고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관련 통계에서도 증가세가 확인된다. 2024년 기준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우울증 진단을 받은 학생은 전국적으로 27만여명으로, 8년 전보다 약 3배 가까이 늘었다.

학교는 정서·행동특성검사를 통해 위기 학생을 선별하고 있지만 현장 교사들은 검사 신뢰도가 낮다고 판단했다.

정서·행동 위기 진단 학생 수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체감하는 학생 수가 일치하느냐는 질문에 초등교사 56.3%는 “불일치한다”고 답했다. 검사에서 걸러지지 않는 학생이 더 많다는 의미다.

또 사각지대에 놓인 정서·행동 위기 학생 비율에 대해 초등교사 35.0%는 “1~5%”, 30.2%는 “5~10%”라고 답했고, 10%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21.8%였다.

연구진은 “데이터 중심 선별 도구보다 교사의 밀착 관찰이 학생 위기를 더 민감하게 포착하고 있다”며 “부정확한 선별 시스템으로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교사가 위기를 감지해도 학부모 동의가 없으면 치료나 개입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도 드러났다.

사각지대 발생 원인으로 ‘보호자 비협조’를 꼽은 초등교사는 90.8%에 달했다.

연구진은 “자녀에게 낙인이 찍힐 것을 우려하는 학부모와 보호자 동의 없이는 개입할 수 없는 제도가 지원 공백을 만들고 있다”며 “학생 안전을 위해 일정 부분 제도 재구조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종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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