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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혁신 기업 리포트 (13) 문샷AI ... ‘긴 글’로 판을 바꾼 中 AI 스타트업

중앙일보

2026.05.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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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딥시크(DeepSeek)의 등장은 ‘중국판 챗GPT’의 가능성을 알리며 전 세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이후 중국의 생성형 AI 모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대기업은 물론이고 신생 스타트업까지 덩달아 이슈몰이를 했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AI 호랑이(中国AI虎)’라 불리는 업체들은 미국의 AI에 맞서는 강력한 신흥 강자로 꼽힌다. 특히 즈푸AI(智谱AI), 미니맥스(MiniMax), 바이촨(百川智能), 문샷AI(月之暗面)는 딥시크와 더불어 ‘중국 생성형 AI 4대장’으로 주목받는다. 중국 생성형 AI 4대장의 성장 과정 및 핵심 경쟁력을 4주에 걸쳐 시리즈로 소개한다. 그 네 번째 주자는 문샷AI다. "
‘챗GPT 쇼크’가 전 세계를 뒤흔들던 2023년, AI 연구자 양즈린(杨植麟)은 AI가 산업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순간을 목격했다. 챗GPT의 빠른 확산은 그에게 큰 자극제가 됐고, 결국 문샷AI(月之暗面, Moonshot AI)를 창업했다. 여타 AI 스타트업 대다수가 범용 AI를 목표로 할 때, 양즈린은 ‘긴 문서 처리’에 집중하며 차별화 노선을 걸었다. 설립 1년 만에 알리바바(阿里巴巴), 텐센트(腾讯) 등 중국 빅테크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며 무서운 속도로 성장, 중국 생성형 AI 4대장으로 발돋움했다.



화려한 창업팀, 대기업 투자로 고속 성장

문샷AI는 지난 2023년 베이징(北京)에 설립됐다. 창업자가 중국 이공계 명문 칭화대(清华大学) 출신 연구자 출신인 만큼, 초기 멤버 상당수가 구글 브레인, 메타 AI 등을 거친 중국 최상위 AI 연구자 출신으로 구성됐다. 칭화대 동문이거나 과거 AI 프로젝트를 같이 수행했던 구성원들인 덕분에 빠르게 합을 맞춰나갈 수 있었다.
덕분에 문샷AI는 초기부터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이미 검증된 연구자로 구성된 팀 자체만을 보고 선뜻 거금을 투자했다. 2024년 2월, 알리바바를 필두로 한 투자자들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이끌어내며 ‘중국 AI 업계 최대 규모 펀딩 기록’을 갈아치웠다. 일부 투자 라운드에서는 몇 달 사이에 가치가 수 배씩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설립 2년 만에 기업가치는 수십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대형 투자자의 초기 참여는 문샷AI의 고속 성장을 견인했다. 문샷AI가 즈푸AI, 바이촨, 미니맥스와 함께 생성형 AI 4대장으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블룸버그, 로이터 등에 따르면, 2026년 현재 문샷AI는 최근 투자 논의 기준 약 180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Q : 문샷AI CEO 양즈린(杨植麟)은 누구?

A : 1992년생. 광둥(广东)성 산터우(汕头) 출신. 칭화대(清华大学)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론대학교(Carnegie Mellon University)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후에는 페이스북 AI 리서치와 구글 브레인 등 글로벌 AI 연구기관에서 일했고, 애플의 AI 전문가 루슬란 살라쿠트디노프(Ruslan Salakhutdinov)를 스승으로 모셨다. 컴퓨터 과학 분야 노벨상이라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들과 함께 논문을 쓴 이력이 있으며, NLP(Natural Language Processing, 자연어 처리) 분야에서 중국 35세 이하 연구자 중 인용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글 제미나이, 구글 바드(Bard), 판구(盘古) NLP, 우다오(悟道) 등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에도 참여했다. 2023년 세계 최고 수준 연구 성과와 빅테크 경험을 바탕으로 문샷AI를 창업했다.


‘Kimi의 존재감’ 장문 특화형 AI 다크호스

문샷AI를 얘기하자면 ‘키미(Kimi)’를 빼놓을 수 없다. 다른 중국 업체의 모델과는 달리 이름까지 기억되는 몇 안 되는 사례다. 짧고 단순한 데다 마치 사람 이름 같아서 딱딱한 모델명이 아니라 캐릭터 이름처럼 인식되기 때문이다.

특히 키미는 단순 챗봇이 아니라 장문 특화형 생성형 AI다. 중국어에서만큼은 챗 GPT를 능가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논문이나 계약서, 보고서, 회의록 등 비교적 복잡한 내용의 장문을 처리하는 기술에 집중했다. 2023년 10월 발표된 키미 1.0은 한 번에 중국어 20만 자를 처리할 수 있었고, 이듬해 3월 공개된 새로운 버전은 그 10배에 달하는 200만 자 처리로 기능이 업그레이드됐다.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Similarweb)의 데이터에 따르면, 새 버전이 발표되었던 한 주간 키미는 중국 내 AI 챗봇 중 가장 높은 방문자 수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바이두(百度)와 알리바바 등 대기업에서 잇따라 자체 개발 대규모 모델에 장문 처리 기능을 도입하기 시작할 정도로 키미의 파급력은 대단했다. 최신 모델인 키미 2.5는 수십만 단어, 수백 페이지 수준의 초장문을 처리 가능하다. PDF로 된 책 한 권과 논문 여러 묶음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미지, 영상 등을 동시에 이해하는 멀티모달 기능과 추론 기능도 강화됐다. 남들이 다 하는 범용 AI 경쟁을 피하는 대신, ‘긴 문서를 읽는 AI’로 포지셔닝해 차별화에 성공한 셈이다.

이른바 ‘초고속 성장’에 성공한 문샷AI는 현재 홍콩 상장을 검토 중이다. 2026년 연내 IPO를 목표로 구조 개편과 규제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딥시크(DeepSeek) 등 경쟁사의 부상으로 시장 경쟁이 격화되면서, 문샷AI는 키미를 중심으로 한 사용자 경험과 제품 확장을 통해 입지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의 예측에 따르면, 글로벌 인공지능 시장 규모는 오는 2023년 1890억 달러에서 2033년 4조 8000억 달러로 증가하며, 향후 10년간 약 2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한편, 중국 내 정책 지원도 갈수록 더 체계적으로 정비되고 있다. ‘AI 대규모 모델’의 개발, 안전성, 서비스 운영 등에 대한 중국 국가 표준이 공식적으로 시행됨에 따라, 향후 생성형 AI는 다양한 산업 전반에 깊숙하게 스며들어 효율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이끄는 핵심 엔진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중국 생성형 AI 4대장은 각각 분명한 특장점을 갖고 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대규모 언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서로 다른 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선 즈푸AI는 중국 생성형 AI 스타트업 최초로 IPO에 성공했고 기업 고객 중심의 B2B 시장을 선점했다. 미니맥스는 친구 같은 캐릭터 AI를 앞세워 대중의 인지도를 쌓았고 글로벌 사용자를 사로잡았다. 바이촨은 산업용 AI를 표방하며 의료 특화 AI 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 마지막으로 문샷AI는 장문 처리라는 차별화된 기술 노선을 통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중국 생성형 AI 업계는 각기 다른 전략을 토대로 한 다극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앞으로 시장의 승패는 단순한 모델의 성능을 넘어, 각 회사가 선택한 전략이 실제 산업에 얼마나 빨리 적용되고, 사용자에게 잘 연결되는가에 달려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홍성현 차이나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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