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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기’에 1분기 가계대출 대폭 감소…실수요자 절벽 우려

중앙일보

2026.05.1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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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시중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연간 증가 목표치보다 훨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줄이기 기조가 이어지며 선제적으로 대출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시중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연간 증가 목표치보다 훨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줄이기 기조가 이어지며 선제적으로 대출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올해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1분기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으로의 과도한 자금 유입 차단 등 정책 목표는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대출 문턱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중·저신용자와 실수요자의 대출 절벽 위기감은 높아지고 있다.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조6143억원 줄었다. 기존 대출이 상환되는 가운데 신규 대출은 큰 폭으로 제한해 전체 대출 총량이 줄었다. 당초 KB국민은행이 제시한 올해 연간 증가 목표치가 9092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목표 대비 달성률은 -178% 수준인 셈이다.

다른 은행권 상황도 비슷하다. NH농협은행은 올해 8700억원 증액을 목표로 잡았지만 실제로는 1조3551억원 감소(-156%)했다. 신한은행도 목표치(8500억원)에 비해 1조5896억원 줄어 목표 대비 -187% 수준이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1분기 가계대출 감소 규모가 각각 1조5402억원·3447억원으로 연 증가 목표치 대비 -175%·-41.7%로 나타났다.

대출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배경엔 금융당국의 강력한 정책 의지가 있다. 지난 4월 당국은 올해 5대 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등 전체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전년도(1.7%) 보다 낮은 1.5%로 정했다. 여기에 올해부턴 주택담보대출도 별도 관리하기로 하고, 월별·분기별로도 관리하기로 했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을 줄이고 대신 주담대를 늘리는 방식의 우회로를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당국이 총량 목표치를 확정하기 전까지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보수적으로 집행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등 선제적으로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대출 관리 정책으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등은 줄어든 반면 실수요자와 중·저신용자의 대출 절벽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스1

가계대출 관리 정책으로 금융권 주택담보대출 등은 줄어든 반면 실수요자와 중·저신용자의 대출 절벽 우려도 커지고 있다. 뉴스1


여기에 연이어 부동산 규제가 나오며 주담대를 중심으로 대출 수요 자체가 줄어든 측면도 작용했다. 시중 은행뿐 아니라 문턱이 낮다고 인식되는 인터넷전문은행에서도 대출이 줄었다. 케이뱅크는 올해 목표치 6673억원이지만 1분기에 2237억원 감소했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도 목표치 3965억원·5502억원 중 각각 52%·7%만 집행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예년에도 1분기에는 통상 대출 규모가 축소되는 추세인 데다가 부동산 대출 금액이 제한되는 등 요건이 강화되며 올해 더 감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1분기 대출액이 줄면서 2분기부터는 은행들이 대출을 하는 데 다소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새마을금고·신협 등 제2금융권을 비롯해 은행권이 대출 공급을 축소하는 기조가 계속되며 실수요자와 중·저신용자 은행들이 갈 곳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은행들이 위험도 관리를 위해 고신용자 위주로 안전한 대출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대출이 꼭 필요한 중·저신용자나 생애 첫 주택 구입자 등 실수요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도 나섰다. 이달 중 포용금융추진단을 출범하고 중금리대출 공백 해결 등을 논의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가계부채 건전성 확보와 함께 유연한 정책 집행으로 피해를 보는 사례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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