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10일 공개한 성형외과 전문의 인증 마크.환자와의 신뢰를 상징하는 방패 형태의 문양에 미소 짓는 스마일 형상을 담았다. 사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대한성형외과의사회가 ‘성형외과 전문의’임을 알리는 새 표장을 공개했다. 성형 의료 시장에서 전문의와 비전문의 간 구분 강화에 나섰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반의나 비전문의가 성형 진료에 대거 뛰어드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성형외과의사회는 전날 서울성모병원 플렌티컨벤션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를 나타내는 새 디자인과 배지를 공개했다. 학회 소속 전문의들은 환자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가운 등에 해당 배지를 착용하게 된다.
박상현 성형외과의사회 회장은 “환자들이 성형외과 전문의를 찾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했다”며 “외국인 환자들도 전문의를 인지할 수 있도록 영어로 ‘Plastic Surgeon(성형외과 의사)’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성형외과의사회의 이 같은 움직임은 피부과 의사들의 동향과 유사하다. 최근 대한피부과의사회는 ‘당신이 믿고 간 그곳은 정말 피부과입니까?’라는 이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선 피부 진료를 하는 병·의원 중 약 90%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가 진료 중이라고 지적했다. 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국내 피부과 전문의는 2950명이지만 피부 진료를 표방하는 동네 의원은 1만5000곳에 달한다. 성형외과의사회도 “성형외과 진료를 내세우는 의사 가운데 비전문의가 90%, 전문의는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성형외과의사회의 성형외과 전문의 배지. 사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비급여 진료 비중이 높은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대표적인 인기 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성형외과의 피부과의 전공의 충원율은 각각 89.4%, 89.9%로 전체 평균(61.2%)을 크게 웃돌았다. 의사 면허 취득 후 전공의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해당 과목 전문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성형외과·피부과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나 타과 전문의도 해당 진료과목을 내걸고 개원할 수 있다. 성형·미용 진료 수요가 커지자 비전문의들의 진출도 활발한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1~7월) 개원한 일반의 의원 176곳 가운데 83%(146곳)가 피부과를, 28%(49곳)가 성형외과를 진료과목으로 신고했다.
최근 방영된 SNL코리아 시즌8 배우 신성록편. 피부과 전문의라 아토피 진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사정이 이렇다 보니 환자들 사이에선 “전문의를 찾기 쉽지 않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4월 회원 200만 명 규모의 성형 관련 한 온라인 카페에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데 지방흡입 수술을 하는 의원이 있다. 알고 가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 시즌 8’에서는 아토피 진료를 하지 못하는 의사 앞에서 피부과 전문의 여부를 따지는 장면이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한승범 성형외과의사회 총무이사는 “의대 졸업 후 전문의 수련을 거치지 않은 일반의와 비급여 시장으로 진입하는 타과 전문의가 늘어나면서 환자 입장에서는 해당 분야의 전문의인지 아닌지를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진료과목 표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하는 한편 필수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