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사람을 대체하는 건 AI 아니다…AI 더 잘 쓰는 사람이다”
중앙일보
2026.05.11 01:30
2026.05.11 13:19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카네기멜런대 졸업식에서 학생들에게 손을 흔들어보이고 있다. 사진 엔비디아
인공지능(AI) 시대를 이끄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대학 졸업생들에게 “AI를 두려워하기보다 활용 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미래 경쟁력의 핵심은 ‘AI 활용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황 CEO는 10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카네기멜런대(CMU) 졸업식 기조연설에서 “여러분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지금은 AI 혁명의 시작점”이라며 “일생의 작업을 시작하기에 이보다 더 흥미로운 시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시기가 PC 혁명의 초창기였다고 회상하며, 현재 졸업생들은 AI 혁명이라는 훨씬 더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경력을 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분보다 더 강력한 도구와 더 큰 기회를 가진 채 세상에 나서는 세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특히 AI 기술의 뿌리가 카네기멜런대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1950년대 CMU 연구진이 세계 최초 AI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로직 시어리스트’를 개발했다며 “AI는 바로 이곳 카네기멜런에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AI로 인한 일자리 위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다.
황 CEO는 “업무(task)와 목적(purpose)을 구분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AI가 방사선 영상을 분석하는 업무를 자동화할 수는 있지만, 의사가 환자를 진단하고 돌보는 본질적 역할 자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AI는 인간의 목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량을 증폭시키는 기술”이라며 “AI가 더 많은 영상을 분석할수록 오히려 방사선 전문의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AI 활용 능력에 따라 개인 경쟁력이 크게 갈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CEO는 “AI가 여러분을 대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하지만 AI를 여러분보다 더 잘 사용하는 사람이 여러분을 대체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PC·인터넷·모바일·클라우드에 이어 등장한 가장 거대한 컴퓨팅 플랫폼 변화라고 규정했다.
또 AI가 기술 격차를 줄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일부 전문가만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일반 상점 주인도 AI를 활용해 직접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황 CEO는 AI 시대를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 낙관과 책임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모든 기술 혁명은 언제나 기회와 두려움을 동시에 가져왔다”며 “미래에 대한 공포 대신 낙관과 책임감, 그리고 야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연설에서는 대만계 이민자 출신으로 엔비디아를 창업해 숱한 실패를 거쳐 성공하기까지의 경험도 공유했다.
황 CEO는 “모든 실패는 배움의 순간이자 겸손을 배우는 순간”이라며 “역경 속에서 단련된 회복력이 다시 도전할 힘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엔비디아가 내 인생의 일이었던 것처럼 이제 여러분이 자신의 꿈을 실현할 차례”라며 졸업생들을 응원했다.
황 CEO는 이날 카네기멜런대로부터 과학기술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