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경험 많은 이광재가 하남 부흥” “뿌리내린 이용 뽑아야” [하남갑 민심]

중앙일보

2026.05.11 03:29 2026.05.11 13:2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경기 하남갑 주자들. 왼쪽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 오른쪽은 국민의힘 이용 후보.

경기 하남갑 주자들. 왼쪽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 오른쪽은 국민의힘 이용 후보.


서울의 동쪽 관문에 위치한 경기 하남갑에서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전국적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3선 의원을 지낸 거물급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차출돼 출마했고, 국민의힘에선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 출신으로 2024년 4월 총선 때부터 이곳을 지킨 이용 전 의원이 재차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최근 김성열 개혁신당 최고위원까지 도전장을 내밀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하남은 백제 초기 도읍인 위례성이 자리잡았을 정도로 풍부한 한강 수자원을 바탕으로 일찍이 농업이 발달했다. 하지만 서울로의 출퇴근이 용이한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2020년 이후 위례·감일 등 신도시가 건설돼 30~40대 젊은층의 인구 유입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전통적 보수 강세였던 과거와 달리 최근 선거에선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격전지로 탈바꿈했다.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11일 하남 감일지구에서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하남=강보현 기자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11일 하남 감일지구에서 시민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하남=강보현 기자


그런 하남갑을 11일 중앙일보가 찾았을 때도 미묘한 지역의 정서가 묻어났다. 이광재 후보를 향해선 정치 경륜과 집권 여당 후보라는 데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신장동 정육점에서 일하는 한재화(64)씨는 “원도심인 신장동과 덕풍동 상권은 완전히 죽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잘한다는 여론이 많은 만큼 여당 후보가 당선되면 하남이 부흥할 것이란 기대가 있다”고 했다. 덕풍전통시장에서 냉면 가게를 운영하는 박병열(58)씨도 “강원지사도 했고 청와대 경험도 있는 이광재 후보가 일은 확실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하남시청역 근처에 위치한 신장전통시장 모습. 하남=강보현 기자

하남시청역 근처에 위치한 신장전통시장 모습. 하남=강보현 기자

그러나 지역 연고가 없는 이 후보를 겨냥해 “낙하산”, “철새”라는 비판도 나왔다. 하남에서 30년째 택시 영업을 하는 정모(68)씨는 “정치인들이 하남을 놀이터쯤으로 생각한다”며 “추미애 의원도 당선 2년 만에 경기지사에 나가더니 또 낙하산을 꽂아 넣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하남 신장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 후보 캠프 제공

이용 국민의힘 후보가 11일 하남 신장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에서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 후보 캠프 제공


이러한 불만은 일찍이 표밭을 갈아온 이용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기도 했다. 신장동 아파트 경로당에서 만난 전홍진(70)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사태로 국민의힘에 대한 반감이 컸는데 이광재 후보가 오는 걸 보고 국민의힘을 찍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신장전통시장에서 30년째 가방 가게를 운영하는 박상범(65)씨도 “하남을 업신 여기는 것”이라며 “지역에 뿌리를 내린 이용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전북 전주 출신이지만, 지난 총선 낙선 이후 아내, 자녀들과 함께 4년째 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윤석열의 호위무사’ 출신이란 점은 이용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신장전통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배영길(77)씨는 “35년 간 보수 정당을 지지했다”면서도 “이용 후보는 윤석열의 보디가드 출신이기 때문에 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남 감일지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응원씨(22)는 “이번 선거는 내란 심판 선거. 민주당을 뽑겠다”고 말했다. 하남=강보현 기자

하남 감일지구에 거주하는 대학생 김응원씨(22)는 “이번 선거는 내란 심판 선거. 민주당을 뽑겠다”고 말했다. 하남=강보현 기자

신장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전홍진(70)씨는 이광재 후보의 출마를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찍겠다고 밝혔다. 하남=김규태 기자

신장동의 한 아파트에서 만난 전홍진(70)씨는 이광재 후보의 출마를 비판하며 국민의힘을 찍겠다고 밝혔다. 하남=김규태 기자


신도시와 농촌 간 분위기도 갈렸다. 천현동 양곡경로당에서 만난 유모(80)씨는 “농촌 사람들은 무조건 빨간당”이라고 한 반면 감일 지구에서 만난 대학생 김응원(22)씨는 “이번 선거는 내란 심판 선거”라고 했다.

초반 분위기는 이광재 후보가 앞서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2일 진행한 가상 양자 대결(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에서 이광재 후보는 45.6%, 이용 후보는 37%로 오차범위(±3.5%포인트) 밖의 격차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광재 후보가 민주당 소속 국토위원들, 하남 지역 주민들과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하남=강보현 기자

이광재 후보가 민주당 소속 국토위원들, 하남 지역 주민들과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하남=강보현 기자

 개혁신당 김성열 후보가 11일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김 후보 캠프 제공

개혁신당 김성열 후보가 11일 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있다. 사진=김 후보 캠프 제공


이광재 후보는 집권 여당 후보로서의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신도시로 인한 인구 증가로 교통 인프라 구축이 가장 큰 현안인 만큼 여당 프리미엄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맹성규 위원장 및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교통 관련 정책 간담회를 연 게 대표적이다. 이광재 후보는 “출마를 결심하고부터 국토위와 하남 교통 문제를 검토해왔고, 확실한 결과물을 선거 전부터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광재 후보는 이날 21년 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차를 운전했던 최영씨의 장례식장을 찾을 계획이다. 이광재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처음 국회의원이 됐을 때 보좌관으로 있으면서 친구인 고인을 수행 기사로 추천했다. 그는 전날 고인을 추모하며 “고인은 (노 전 대통령이) 마지막 가시는 길 운구차(2009년 5월 29일)를 몰았다”며 “평생 내 친구에게 핸들을 맡기셨던 대통령이 이번엔 당신이 직접 마중 나올 것 같다”고 했다.

야당 후보인 이용 후보는 지역구 민심을 훑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날 장애인 단체 봉사와 경로당 배식 봉사 등을 한 이용 후보는 “하남에 처음 출마했던 2024년과 지금의 이용은 180도 다르다”며 “‘하남 이장’이라 불릴 만큼 3년간 지역에 올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추미애 전 의원에 이어 이광재 후보의 철새 정치에 맞서 지역을 사수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예비후보로 등록한 김성열 후보는 “이광재 후보는 과거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유죄를 받은 부패 후보이고, 이용 후보는 민주주의를 위배한 ‘윤 어게인’ 인사”라며 “거대 양당이 오답지를 내밀었기 때문에 개혁신당 후보로서 올바른 선택을 받겠다”고 했다.

 이용 후보가 11일 지역 내 자율방재단 안전점검 활동 후 참여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용 후보 캠프 제공

이용 후보가 11일 지역 내 자율방재단 안전점검 활동 후 참여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용 후보 캠프 제공




김규태([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