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저녁에 세탁기 쓰면 전기료 폭탄? 집 빨래라면 말 안돼

중앙일보

2026.05.11 08:02 2026.05.11 13:22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지난 3월 한 시민이 서울 중구에 있는 오피스텔 전력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한 시민이 서울 중구에 있는 오피스텔 전력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다음 달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 적용을 앞두고 온라인에서는 “저녁에 세탁기를 돌리면 전기요금이 50% 더 나온다”는 영상과 게시물이 번지고 있다. 사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빨래는 낮에 하자”는 라디오 발언에서 파생된 가짜뉴스에 가깝다. 전기요금 체계가 49년 만에 바뀌면서 현장의 혼란은 크다. 산업계와 전력 소비 구조 전반에 적잖은 변화가 예고된 만큼 새 요금 체계의 주요 내용과 영향을 짚어봤다.

11일 기후부는 “가정에서 오후 6시 이후 전기를 쓰면 요금이 더 나온다는 정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확한 출처 확인을 당부했다. 퇴근 후 세탁기를 돌린다고 해서 단순히 시간대 때문에 가산요금이 붙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가정용 전기는 시간대가 아니라 사용량에 따라 단가가 높아지는 누진제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49년 만에 전기요금이 개편되면서 지난달 16일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시작해 다음 달부터 일반·교육용 요금에도 계절·시간대별(이하 계시별) 전기요금 개편안이 적용된다. 다만 가정용 전기요금은 개편 대상이 아니다.

개편안의 핵심은 산업용(을)·일반용·교육용 전기요금에 대해 계절과 시간대별로 요금을 차등 적용하는 것이다. 낮 시간대 요금은 낮추고, 저녁 시간대 요금은 높이는 방식이다. 기존 평일 오전 11시~낮 12시, 오후 1~3시던 최고요금(최대부하 구간)은 중간요금 구간으로 조정된다. 오후 6~9시는 중간요금 구간에서 최고요금 구간으로 달라진다. 봄철인 3~5월과 가을철인 9~10월에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산업용 전기요금과 전기차 충전요금을 50% 할인도 해준다.

기존 산업용 전기요금은 밤 시간대가 낮 시간대보다 35~50%가량 저렴한 구조였지만, 이번 개편으로 낮 시간대 요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저녁 시간대 수요가 집중되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가동을 늘려야 하는 만큼, 이를 줄여 전력계통 부담과 발전 비용을 낮추려는 목적도 있다.

전기차 충전에도 이번 새 계시별 요금제가 적용된다. 이에 따르면 새벽 시간대에 집에서 충전하는 이른바 ‘집밥 충전’은 가장 저렴한 충전 방식 중 하나다. 새벽 시간대(오후 10시~오전 8시)는 전력 수요가 적어 가장 싼 경부하 요금이 적용된다. 또 아파트·주택 등이 자체적으로 설치한 충전기에 적용되는 자가소비용 요금이 충전사업자용보다 대체로 더 저렴하다. 다만 아파트 단지 내 충전기라도 사업자용 요금이 부과되는 곳도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봄·가을철인 3~5월과 9~10월에는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 전력량 요금을 50% 할인해주는 제도는 전기차에도 적용된다.

전력 당국은 산업용(을) 요금제를 적용받는 기업의 약 97%에 해당하는 3만8000여 곳 사업장의 요금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제는 최고요금이 크게 오르는 오후 6시부터 9시 사이에 본격적으로 영업하는 업종이다. PC방, 헬스장, 노래방 등이 대표적이다. 부담이 커질 경우 일부 가게는 저녁 영업 마감 시간을 앞당기는 등 영업시간 단축에 나설 수도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계시별 요금제가 가정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주택용 전기요금에도 계절·시간대별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고 있다. 제주에서는 이미 2021년부터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 선택이 가능하다.





김연주.남수현([email protected])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