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후보 등록(14~15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맞춰 시·도 교육감 예비후보들도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에 새로 선출되는 16명의 교육감은 미래 세대의 교육 방향을 결정하는 막중한 권한을 갖고 있다. 한 해 약 80조원의 지방교육재정을 집행하고 교원 인사권까지 행사한다. 하지만 정당 공천을 받지 않아 인지도가 낮고, 초중고에 다니는 자녀가 없으면 관심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다 보니 현금을 지급하는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도 적지 않게 눈에 띈다.
초중고 신입생에게 현금을 지급하겠다거나 중학생에게 100만원 규모의 펀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나왔고, 매달 교육수당이나 바우처를 지급하겠다는 공약까지 등장했다. 이름은 ‘AI 펀드’ ‘진출지원금’ 등으로 다양하지만 본질은 다르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세금으로 현금을 나눠주겠다는 약속이다. 물론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지원과 교육 격차 완화는 필요하다. 그러나 경쟁적으로 현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식이 과연 교육의 본질과 맞는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교육감은 복지 행정가가 아니라 교육 정책의 책임자다. 학력 저하와 교실 붕괴,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 같은 중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할 자리다. 그런데 정작 선거에서는 교육 혁신 전략보다 현금성 선심 공약을 더 내세우고 있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이다.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에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경직된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학생 수가 줄고 있음에도 내국세의 20.79%와 교육세의 일부가 자동 배정되다 보니, 시·도 교육청은 확보된 돈을 어떻게든 쓰고 보자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러고도 쓰지 못한 이월·불용액이 2024년 기준으로 5조원을 넘었다.
교육감 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가 아니다. 미래 세대의 교육을 실제로 좌우하는 장이다. 유권자들도 이제는 ‘얼마를 주겠다’는 공약보다 ‘어떤 교육을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비전을 봐야 한다. 현금 살포 공약에 솔깃하면 교육도 포퓰리즘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성숙하고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