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직원들이 성과급 받는데 왜 내 배가 아플까? 사촌이 땅을 산 것도 아닌데…. "
올해 하이닉스의 직원 1인당 성과급이 최대 7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다. 연간 영업이익 250조원의 10%를 임직원 3만5000명이 나눠 갖는다는 기사가 쏟아지면서다. 흥미로운 건 사람들의 태도가 예전과 달라졌다는 점이다. “의대 광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한국도 미국처럼 공대생 몸값이 높아져야 한다”는 여론이 한순간에 “엔지니어가 뭘 했다고 그렇게 많이 받냐”로 돌아선 것이다. 하이닉스 협력업체 직원은 물론 삼성전자 노조도 “나도 반도체 산업에 기여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데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뭘까?
심민규 디자이너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그 답을 한국인 특유의 ‘주인공 의식’에서 찾았다. 사회적 사건을 남의 일로 바라보기보다, 자신과 연결된 문제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다. 사람들의 마음에 모순된 감정이 생기는 것도 그래서다. 한국 사회에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막상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에는 동의하지 않는 식이다. 김 교수는 “하나의 사안을 두고 서로 다른 감정이 생기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각각의 감정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서로 다치지 않는 방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리학자로서 강연·방송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그가 최근 『김경일의 마음 트래킹』을 펴낸 것도 그 때문이다. 2026년 현재 한국인의 심리 상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키워드 10개를 꼽아 사람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을 엮었다. ‘만성 울분’ ‘충동성’ ‘대면 기피’ 등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솟구치는 감정을 잘 다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가 지난 7일 김 교수를 만나 물었다.
Intro. 하이닉스 성과급이 배 아픈 이유
Part 1. 한국인 주인공 의식 이해해라
Part 2. 문제, 그 이면을 들여다봐라
Part 3. 자신에 관한 데이터 모아라
👑한국인 주인공 의식 이해해라
김경일 교수가 한국의 주인공 의식에 주목하게 된 것은 일본과 중국 때문이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텍사스주립대에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의 관심사는 진화심리학을 거쳐 문화심리학으로 옮겨갔다. 인간의 심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다 보니 심리 발달 단계를 좇게 되고 주변을 둘러보게 된 것이다. 김 교수는 “한국은 5160만 인구가 모두 자신이 주인공이 돼야 직성이 풀리는 독특한 나라”라며 “이를 이해하면 한국인을 둘러싼 많은 수수께끼가 풀린다”고 말했다.
Q : 주인공 의식이 뭔가요?
A : 쉽게 말해 ‘내가 세상의 중심인 상태’예요. 한국인은 어떤 선택을 할 때 사회 규범보다 자기 마음이 앞서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싫은데, 왜 규칙을 따라야 해?” 같은 반응이 대표적이죠. ‘주체적 자아’로서 상대방에게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도 특징이에요. “내가 움직이면 세상은 바뀐다”고 믿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하이닉스 성과급 문제에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이유가 없으니까요.
Q : 일본과 중국은 어떻게 다른가요?
A : 일본은 ‘대상적 자아’가 강해요. 집단주의 성향 때문에 남에게 피해 주지 않는 걸 중요하게 여기죠. 반면에 중국은 ‘나는 나, 너는 너’에 가까워요. 사회주의 국가지만 ‘자율적 자아’가 강해 개인주의 성향이 두드러집니다. 간섭하지 않는 대신, 서로 책임도 덜 지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