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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재료 시장서 제작 플랫폼으로” 글로벌 패션 허브 됐다

중앙일보

2026.05.1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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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하는 동대문종합시장

트렌드전시관·글로벌쇼룸 만들어
해외 섬유 브랜드 입점해 차별화
지하층은 홈패션 중심으로 리뉴얼

동대문종합시장 4층에 업무·제작·콘텐츠 생산을 위해 조성된 ‘셰어라운지’. [사진 ㈜동승]

동대문종합시장 4층에 업무·제작·콘텐츠 생산을 위해 조성된 ‘셰어라운지’. [사진 ㈜동승]

지난 60년간 패션 재료 유통의 중심지로 기능해온 동대문종합시장이 이제 글로벌 패션 허브로 진화한다. 패러다임의 확장이자 역할과 기능의 재설계다. 최근 온라인·글로벌 경쟁 심화로 기존 사업 모델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B2B 위주의 재료시장에서 벗어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고 체험형·참여형 패션 소비공간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동시에 해외 바이어 유입 및 수출·판로 확대까지 아우르는 계획이 담겨 있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약 1000억원의 자본이 투입된다.

패션 제품 제작 영역별 전문 기업들의 집적된 통합 제작 인프라 공간 ‘프로덕션 쇼룸’. [사진 ㈜동승]

패션 제품 제작 영역별 전문 기업들의 집적된 통합 제작 인프라 공간 ‘프로덕션 쇼룸’. [사진 ㈜동승]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글로벌화 병행

동대문종합시장의 글로벌화는 투 트랙으로 진행된다. 첫째는 ‘인바운드 글로벌화’다. 해외 바이어의 국내 유입 및 비즈니스 연계성 제고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1층에 마련되는 것이 바로 ‘트렌드전시관’이다.

트렌드전시관은 시장 내에 입점한 모든 업체들의 상품 중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을 선별, 큐레이션해 보여주는 ‘시장 진입의 관문’ 역할을 한다. 방대한 상품 규모와 언어 장벽 등으로 효율적인 탐색이 어려웠던 해외 방문객의 한계를 해소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선별한 각 카테고리 우수 상품을 트렌드에 맞는 형태로 재해석해 전시하며, 1층에 조성돼 상시 운영된다. 동대문종합시장 글로벌화를 전담하는 ㈜동승글로벌 관계자는 “단순한 진열이 아닌 시즌·테마·용도별로 구성된 콘텐츠형 전시를 통해 방문객이 시장 전체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압축적이고 요약된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며 “또 무역 전문인력이 상주해 방문객 상담, 점포 안내, 필요 시 거래 직접 중개 등을 진행함으로써 실제 비즈니스가 성사되도록 전담 마크하는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쇼룸’(1층)도 인바운드 글로벌화를 견인한다. 기존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이탈리아·일본·영국·프랑스·포르투갈·한국 등 글로벌 섬유브랜드가 ‘쇼룸’ 형태로 입점한다. 상권 전체의 다양성을 강화하고, 기존 전통시장의 업체와의 상생을 통해 다른 상권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차별화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다. 글로벌쇼룸은 해외 브랜드와 동대문 상권 간의 접점을 형성해 시장 전체의 수준 및 신뢰도를 끌어올리는 앵커 역할을 수행한다. 동승 관계자는 “향후 국내 소재와 글로벌 소재가 공존하는 구조를 통해, 동대문을 글로벌 패션 소재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세계적인 섬유기업 중 하나인 ‘스타이렘(STYLEM, 전 타키사다)’이 글로벌쇼룸 입점 계약을 완료한 상태다. 스타이렘은 약 160년의 역사를 보유한 일본 대표 섬유기업으로, 전 세계 23개 거점을 기반으로 패션 원단의 기획·개발·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소재 기업이다.

둘째, ‘아웃바운드 글로벌화’다. 시장 내에 입점한 모든 업체들의 수출 및 판로를 확대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동대문의 원단과 부자재는 압도적 규모의 ‘재고보유량’과 이를 통한 ‘빠른 대응’이라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췄다. ㈜동승글로벌은 이를 토대로 현재 수행 중인 시장 내 제품의 수출 중개무역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승글로벌 관계자는 “현재 해외바이어와 직접 접촉하며 거래 중개를 진행하고 있으며, 동대문 상권을 대표하는 통합브랜드로서 해외전시회 참석이 확정돼 있다”며 “업계 특성상 원단, 재료 등을 직접 만지고 보는 행위, 직접 대면을 통한 상담, 실체가 있는 회사인지를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하드웨어 등이 매우 중요한데, 트렌드전시관은 아웃바운드 글로벌화를 위한 전초기지로서도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

홈패션 특화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는 지하층의 공용부. [사진 ㈜동승]

홈패션 특화 플랫폼으로 재탄생하는 지하층의 공용부. [사진 ㈜동승]



체험형·참여형 소비 공간으로 탈바꿈

‘글로벌화’ 목표 아래 기존 층별 품목구성은 재배치, 리뉴얼된다. 1층은 트렌드전시관, 글로벌쇼룸 등이 추가되어 기능이 강화되고, 2~3층은 의류 원단, 레이스, 4층은 사무·생산·콘텐츠 등 업무 인프라, 5층은 액세서리 상권(약 500개 업체), 6층은 식당가(약 20개 업체) 위주로 자리 잡는다.

특히 커튼·침구·이불·쿠션·소파·커버링·레이스·수예·뜨개실·카펫·타월·인테리어 원단 등 홈패션 전반을 아우르는 약 700개 업체가 집적된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상권인 ‘지하층’은 이러한 특장점을 살려 ‘홈패션 특화 플랫폼’으로 변신한다. 지하층은 지하철 동대문역(1·4호선)과 직접 연결된 건물 내 가장 핵심 동선에 있음에도 다양한 업종 혼재, 시설 노후화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공간이었다.

이에 따라 그 자리에서 고객이 원하는 공간을 직접 완성하는 ‘생활 밀착형 제작 소재 시장’을 콘셉트로 잡았다. 가령 고객이 창문 사이즈만 알려주면 즉시 커튼을 제작해주는 업체, 소파를 현장에서 바로 커버링해주는 업체, 즉석 수선이 가능한 봉제·미싱 업체 등 ‘구매-제작-완성’이 한 자리에서 이뤄지는 즉시 생산형 구조다. 또 최근 홈 DIY, 뜨개, 수예 트렌드 확산과 함께 일반 소비자 및 크리에이터 유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향을 고려해 기존 B2B 중심 공간에서 체험형·참여형 소비 공간으로 성격을 확장 중이다. 동승 관계자는 “단순한 환경 개선을 넘어 미디어월 및 콘텐츠 요소 도입, 카페·휴게 공간 조성, 동선 및 사이니지 전면 재설계, 마감재 및 공간 디자인 전면 개선 등을 통해 고객이 머무르고 경험하는 공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외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류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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