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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지금은 정부가 투자할 때…포퓰리즘적 긴축재정 안 돼”

중앙일보

2026.05.11 19:03 2026.05.12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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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은 12일 내년도 예산 편성에 대해 “지금은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키울 시기이며, 투자를 하면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온다”며 “적극 재정을 통해 국민 경제 대도약의 발판을 닦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등 정부의 현금성 지원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적극적인 재정 정책 추진을 재차 당부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적극적 재정을 통해서 내수를 활성화하고 경제 성장률과 국내총생산(GDP) 자체를 높이면 분모가 커져서 국가 부채 비율은 오히려 떨어진다”며 “이 과정을 통해 잠재 성장률과 생산성이 제고되면 세입 기반도 확대되고 부채 비율은 장기적으로 낮아져서, 경제의 성장판이 더욱 두터워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당의 ‘선심성 현금 살포’ 비판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연구 결과를 언급하며 “100만원의 재정 투입을 통해서 총 143만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객관적 사실에도 마치 돌림노래처럼 긴축을 강요하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존재한다”며 “국가 채무를 명분으로 들고 있지만, 민생의 고통을 수수방관하라는 무책임한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을 속이는 포퓰리즘적인 긴축재정론의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국가 채무 증가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국가 채무를 따져보면 GDP 대비 10% 정도라는 국제기관의 발표도 있었다”며 "다른 어느 나라보다 국가 채무 구조가 우량하다는 뜻”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무 때나 막 쓰자는 얘기는 아니다. 자꾸 빚내서 쓸 일도 아니다”라면서 “돈이 안 돌아서 문제가 됐으니, 이럴 때는 투자를 통해 경제가 순환하게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했다.

다만 내년도 예산 편성 과정에서 ‘지출 구조조정’도 병행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예산 총액을 늘리는 것도 중요한데, 효율성을 높이면 총액을 늘리는 것과 똑같은 효과가 있다”며 “세상도 많이 변했고, 우리가 해야 할 일도 많기 때문에 소위 ‘저효율 사업’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민원과 정치적 압력, 당사자 저항 등으로 기존에 있던 예산을 없애기가 어렵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효율이 90%인 사업을 정리하고 그 돈으로 효율 100% 사업을 하면 예산이 10% 늘어나는 것과 똑같다. 평가가 쉽지 않지만 과감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왼쪽),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함께 자료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왼쪽),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오른쪽)과 함께 자료를 보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카드사와 시중 은행 등이 출자한 일부 민간 배드뱅크가 정부의 ‘서민 빚 탕감’ 정책에 참여하지 않아 채무자들이 집요한 추심에 시달리고 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필요하면 입법해서라도 해결 방안을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본질이 돈놀이이니 금융이 원래 좀 잔인하기는 한데, 그래도 정도가 있다”며 “카드 사태 때 이 회사들이 다 정부 지원을 받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행정안전부가 진행 중인 계곡 불법 시설 정비에 대해선 “이런 걸 ‘적폐’라고 한다. 오래 쌓인 폐습”이라면서 “국민 모두의 것을 독점해 국민에게 피해를 입히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고 있는 만큼, 이번 기회에 깔끔하게 정리하라”고 주문했다. 교육부가 보고한 교복 가격 안정화 추진 방안에 대해서도 “교복 담합 문제는 아주 오래된 적폐 중에 하나”라며 전국의 교복 상황·가격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비교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중동 전쟁과 HMM 나무호 피격 등 외교 현안에 대한 보고도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와 대미 투자 프로젝트 논의를 마치고 돌아온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향해 “정말 역할을 크게 잘하고 계시다”라면서도 “외교 분야는 산업적 측면뿐만 아니라 다른 외교적 측면, 안보 측면, 또 다른 관련된 협상이 복합적으로 걸려있기 때문에 다른 부처와 협의를 미리 잘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HMM 나무호 피격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현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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