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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환 공연 취소' 구미시 vs 이승환 소송 '2라운드' 예고

중앙일보

2026.05.11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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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환씨(왼쪽)와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 사진 이승환 인스타그램·구미시

가수 이승환씨(왼쪽)와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 사진 이승환 인스타그램·구미시

가수 이승환씨의 경북 구미 공연 취소가 위법이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소송 당사자인 김장호 구미시장이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으면서 ‘소송 2라운드’가 펼쳐질 전망이다.

앞서 2024년 12월 23일 구미시는 지역 시민단체와의 충돌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승환씨의 콘서트를 이틀 앞두고 취소했다.

구미시는 같은 해 7월 31일 이씨 콘서트와 관련한 대관 신청을 받고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사용을 허가했다. 이후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등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했고, 이씨가 윤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촛불문화제에 직접 참여해 공연한 것과 관련해 지역 시민단체가 이씨 콘서트 개최에 반발한 것이 발단이 됐다.

구미시는 이씨가 공연 중 정치적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크고 시민 단체 항의 시위 등으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해 ‘정치적 선동과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서명할 것을 이씨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이씨가 이를 수용하지 않자 공연을 취소했다.
이승환 35주년 콘서트 포스터. 인스타그램 캡쳐

이승환 35주년 콘서트 포스터. 인스타그램 캡쳐


이씨 측은 구미시의 공연 취소에 반발해 총 2억5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구미시와 김 시장 측에 제기했고 최근 법원은 이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13단독은 지난 8일 이씨와 소속사 드림팩토리클럽, 공연 예매자 100명이 구미시와 김장호 시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구미시는 이씨에게 3500만원, 드림팩토리 클럽에 7500만원, 예매자 100명에게 각각 15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김 시장은 지난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1심 재판부는 저 김장호 개인에 대한 배상 책임이 없음을 판결했다. 또 구미시의 책임에 대해서도 이 사건을 둘러싼 제반 사정들을 참작해 일부만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고 했다.
2024년 12월 23일 경북 구미시청에서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가수 이승환씨의 콘서트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2024년 12월 23일 경북 구미시청에서 김장호 경북 구미시장이 가수 이승환씨의 콘서트 관련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김정석 기자


그러면서 “저는 시장으로서 시민의 안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물러서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도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임하도록 할 것이다. 향후 대응에 대해서는 법률자문을 거쳐 진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사과를 거부한 김 시장의 입장을 두고 이씨는 “판결문에도 나와 있듯이 공연을 둘러싼 위험은 막연한 추측이었을 뿐이고 안전을 위한 노력은 제대로 검토조차 되지 않았다. 그런 시정을 했던 분께서 다시금 기만적인 글을 쓰시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선거에 임하고 계시는 정치인 김장호씨의 고뇌를 이해 못 하는 바는 아니다. 하여 4년 더 산 형으로서 감히 충고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며 “‘형, 제가 잘못했습니다’ 솔직한 한 마디만 하신다면 저는 피고 김장호를 포함해 1심 판결 전부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구미시와 이씨 측의 법적 공방이 계속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도 구미시를 비판하고 나섰다.
구미지역 보수단체 회원들이 2024년 12월 19일 오후 구미시청 앞에서 가수 이승환씨의 공연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구미지역 보수단체 회원들이 2024년 12월 19일 오후 구미시청 앞에서 가수 이승환씨의 공연 취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이승환 콘서트 취소 민사소송 1심 판결은 정치적 판단이 행정을 압도한 ‘불통 행정’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며 “김 시장은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혈세 낭비가 발생하게 된 경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구미시갑을지역위원회는 “41만 구미 시민의 명예를 실추시킨 김 시장에게 더 이상 구미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이번 ‘행정 참사’에 대해 시민들께 석고대죄하고 지금 당장 시장직과 시장 후보직에서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구미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 10일 “김 시장의 오만과 독선의 결과를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불통 행정의 대가를 시민 혈세로 메우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며 김 시장이 사비를 통해 배상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김정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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