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 등 극한 기후가 매년 더 자주 나타나게 되면서 기상청이 기존 예보체계를 개편한다. 폭염주의보·폭염경보보다 한 단계 높은 폭염 ‘중대경보’를 신설하고 기존에 없던 ‘열대야 주의보’도 새롭게 도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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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감 38도’ 넘으면 발표…폭염일 2.4배 증가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해 9월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의 한 밭에서 농민이 은박발포지를 둘러메고 제초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부터 폭염 중대경보가 도입된다. 폭염 특보의 최상위 단계다. 중대경보는 향후 체감온도가 38도 이상이거나 기온이 39도 이상인 날씨가 하루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지역별로 폭염이 발생할 시간대도 예보하기로 했다.
중대경보가 내려지면 모든 야외활동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이후 무더위 쉼터, 그늘 등 시원한 곳으로 이동하고 수분을 보충하면서 휴식해야 한다.
중대경보 기준인 체감온도 38도는 온열질환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시작점이다. 기존엔 ▶폭염주의보는 체감온도 33도인 날씨가 2일 이상 ▶폭염 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인 날씨가 2일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졌다. 그러나 폭염의 강도가 심해지면서 한 단계 더 높은 예보 체계가 필요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0년대 폭염일수는 연평균 8일이었지만 최근 5년(2021~2025년)엔 연평균 19일로 2.4배 늘었다. 폭염은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는 날을 말한다. 밤에도 최저기온이 25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일수도 4→14일로 늘었다.
열대야 주의보도 신설된다. 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일 것으로 예상되는 날이 하루만 예상돼도 발표된다. 연혁진 기상청 예보국장은 “열대야는 주간에 누적된 폭염 피로가 해소되지 못하도록 방해해 이튿날까지 영향을 미친다”며 “일 최고 체감온도가 똑같아도 전날 밤이 열대야인 경우 온열질환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90% 더 많다”고 설명했다.
호우 가능성을 호우예비특보보다 더 일찍 예보하는 체계도 만든다. 호우 예상일 2~3일 전 호우 발생가능성을 예보브리핑 등을 통해 알리는 식이다. 호우 대응 기관이 보다 신속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호우 발생 가능성은 ‘없음·조금·보통·높음’ 등 4단계로 구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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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 재난문자 더 자주…‘인명사고 대비’ 12분 번다
지난해 8월13일 인천 계양구 병방동의 한 조경 자재창고에서 관계자가 흙탕물에 젖은 가재도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우를 알리는 긴급재난문자도 더 자주 보내기로 했다. 기존엔 강수량 측정 간격이 1·3시간 이었지만 15분 강수량 기준에 준해 재난문자를 보낸다. 향후 강수량이 ▶1시간 85㎜ 이상이면서 15분 25㎜일 때 ▶1시간 100㎜ 이상일 때를 재난성 호우로 보고 긴급재난문자를 보낸다. 기존엔 ▶1시간 50㎜ 이상이면서 3시간 90㎜ 이상일 때 ▶1시간 72㎜ 이상일 때가 기준이었다.
김용균 행정안전부 자연재난실장은 “시간당 100㎜가 넘어가면 인명피해가 발생할 확률이 97%를 넘어선다”며 “그러나 새로 추가된 기준을 적용하면 100㎜ 도달 전 12분간의 대응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과거 호우 사례에서 향후 신설되는 재난문자가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를 나타낸 모식도. 인명피해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간당 100mm에 도달하기 17분 전(노란색)에 재난문자가 한번 더 간다. 기상청.
이미선 기상청장은 특보 체계 개편 배경에 대해 “기후변화로 위험기상의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며“이에 따라 국민들께서 기상청에 대한 기대치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된다. 6월의 경우 평년(21.1~21.7도)보다 높을 확률이 50%였다. 7월의 경우 평년(24~25.2도)보다 높을 확률이 6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