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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없는데 과속하다 ‘쾅’…10대 숨지게 한 구급차 기사 결국

중앙일보

2026.05.12 00:52 2026.05.1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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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6일 원주시 무실동 법원 앞 사거리 교통사고 현장.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6일 원주시 무실동 법원 앞 사거리 교통사고 현장.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강원 원주에서 과속 질주하던 사설 구급차가 승용차와 충돌한 뒤 인도로 돌진해 중학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구급차 운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원주경찰서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와 난폭운전,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사설 구급차 운전자 A씨(26)에 대해 최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사고는 지난달 6일 오후 4시53분께 원주시 무실동 법원 앞 사거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사설 구급차와 쏘나타 승용차가 충돌했고, 충격으로 구급차가 인도로 돌진하면서 길을 걷던 중학생이 차량에 치였다. 학생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 사고로 승용차 운전자 B씨(65)도 크게 다쳤고, 구급차 운전자와 동승한 응급구조사도 경상을 입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설 구급차는 우회전 전용 차선에서 직진으로 교차로에 진입했고, 당시 속도는 시속 90㎞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구간 제한속도는 시속 60㎞였다.

또 승용차 역시 신호를 위반한 상태로 교차로에 진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구급차 내부에는 응급 환자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일행은 서울 병원으로 이송 예정인 폐암 환자를 태우기 위해 강릉의료원으로 이동 중이었다.
지난달 6일 원주시 무실동 법원 앞 사거리 교통사고 현장.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지난달 6일 원주시 무실동 법원 앞 사거리 교통사고 현장.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경찰은 환자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긴급하게 과속 운행을 해야 할 정도의 응급 상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승용차 운전자 B씨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사고 이후 국회 국민동의 청원 게시판에는 ‘긴급자동차 특례 남용 방지’와 교차로 보행자 안전 대책 강화를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응급환자도 없는 상황에서 긴급차량 특례가 사실상 사적으로 남용됐다”며 “그 결과 가장 안전해야 할 인도에서 한 학생이 목숨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설 구급차의 비응급 상황 특례 사용 관리 강화와 횡단보도 볼라드 설치 의무화 등 보행자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해당 청원에는 1만5000명 넘는 시민이 동의한 상태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임시 분향소가 설치됐으며, 시민들의 추모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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