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배우 최불암의 깊은 인생 이야기가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평생 수많은 ‘국민 아버지’를 연기해온 그였지만, 정작 현실에서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빈자리를 안고 살아왔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먹먹함을 더하고 있다.
12일, 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는 배우 최불암의 삶과 연기 세계를 음악과 함께 돌아보는 라디오 형식의 2부작이 방송됐다.
이날 한국 드라마의 산 역사이자 현대사를 함께 그려온 배우 최불암의 진솔한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후배 배우들의 회상이 눈길을 끌었다. 고두심은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22년 동안 시아버지와 며느리로 호흡을 맞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최불암 선생님 하면 구석에 앉아 계셔도 구수하고 투박한 질그릇 같은 아버지가 떠오른다”며 “모든 걸 다 들어주실 것 같은 아버지셨다”고 회상했다.
[사진]OSEN DB.
실제로 최불암은 오랜 시간 ‘국민 아버지’ 역할로 사랑받아왔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진실하게 인간 본질을 내놓으려고 했던 게 내 각오였다”고 밝히며,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사람 냄새 나는 아버지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최불암에게는 정작 아버지와의 추억이 많지 않았다. 그는 8살 되던 해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일제강점기 시절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던 부친은 해방 이후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영화 제작 일로 바쁜 삶을 살았다고 한다.
최불암은 “같이 있던 시간이 거의 없었다. 주변에서는 아버지를 ‘상해의 호랑이’라고 불렀다”며 “해방 후 돌아오셨지만 ‘아버지’라고 불러본 기억도 많지 않다”고 담담히 회상했다. 결국 함께 보낸 시간은 3년도 채 되지 않았고, 지금은 사진 한 장만 남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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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였을까. 그는 누구보다 아버지 역할에 진심이었다. 최불암은 “세상이 말하는 아버지 역할은 무조건 했다”며 “내가 그리워했던 아버지 모습이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실제 아버지의 빈자리를 안고 살아온 배우가, 평생 누군가의 따뜻한 아버지가 되어준 셈이다. 그래서 최불암의 연기는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끝내 만나고 싶었던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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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다큐멘터리 '파하, 최불암입니다’는 배우 최불암의 삶과 연기 세계를 음악으로 되짚어보는 라디오 형식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5일과 오는 12일 오후 9시에 방송되는 2부작으로 구성돼 시청자들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