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 잔해에 대한 정밀 분석이 이뤄질 전망이다. 8일 나무호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항에 정박한 모습. [연합뉴스]
정부가 HMM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 잔해를 국내로 들여와 정밀 분석하기로 했다. 당초 수일 내 원인을 규명하겠다던 청와대가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쪽으로 기류를 바꾸면서 감식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경우 수반할 정치·외교적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12일 조현 외교부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잔해는 한국에 들여와)국방부 등에서 조사할 것이다. 전문성이 있는 연구소 등에서 (감식에)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제 드론 ‘샤헤드-136’이 한국 선박 타격에 사용됐다는 관측과 관련해선 “섣불리 (초기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아직 잔해는 현지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통관 등의 행정 절차를 생략할 수 있는 외교행낭이나 군 수송기, 전세기 등 다양한 수송 방법이 거론된다. 외교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두바이 총영사관을 통해 현지 반출 절차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이번주 내 반입이 가능할지는)단정적으로 말씀 못 드린다”고 말했다.
관건은 정밀 분석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다. 정부가 이란의 소행에 무게를 두면서도 공격 주체를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는 가운데 지난 11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특정에 얼마나 걸릴지는)모른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물리·화학적 검사도 거론하면서다. 이는 “수일이 걸릴 것”(5일 강유정 수석대변인)이라며 신속성을 강조했던 기존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현재로썬 조사에 수주 넘게 소요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정부의 정확한 원인 규명에 시간이 걸릴수록 국내외적 위험 요소도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초유의 전쟁 중 피격 사건을 두고 여론은 벌써 분열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가 사고 직후 이를 선박 화재로 규정했던 점을 들어 “나무호를 미제 사건으로 만드나”(김건 의원)라며 은폐·의혹을 부각했다.
휴전에 집중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해협 선박 호위 작전인 ‘프리덤 프로젝트’의 재개를 언급하며 기류 변화를 시사한 점도 정부에 외교적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한국에 군사적 지원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단 잔해의 엔진을 보면 식별이 쉽게 가능하다는 의견과 엔진 오일 분석 및 발진 기지를 추적할 수 있는 다각적인 정보까지 결합해 분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존한다. 또 잔해가 이란제로 확정되더라도 한국을 고의로 노렸는지 밝혀내는 건 별개의 어려운 과제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