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14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사진)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최우선 이슈로 내세울 전망이다. 중국이 미국 요청에 따라 이란 전쟁 중재 역할을 받아들이는 대신, 대만 문제에 대한 미국의 양보를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중국의 소리(中國之聲)’를 뜻하는 종성(鐘聲) 칼럼에서 대만→경제→국제현안(기후변화, 인공지능, 지역분쟁) 순서로 회담 의제를 열거했다. 칼럼은 대만 문제가 “중·미 관계에서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자, 최대리스크”라고 강조하며 “미국 역대 정부가 대만 문제에서 밝힌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제는 두 번째다. 인민일보는 “양측은 큰 장부(大賬)를 셈하고, 더 길고 멀게 봐야 한다”며 단기적인 거래를 중시하지 말라고 권했다. 중국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 보잉 항공기(Boeing), 대두(Bean), 쇠고기(Beef)의 대량 구매를 원하는 트럼프의 ‘3B’와 대만(Taiwan), 관세(Tariff) 인하 혹은 동결, 첨단기술(Technology) 규제 완화를 노리는 시진핑의 ‘3T’ 거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을 포함한 인류 공동의 문제는 끝으로 밀렸다. 칼럼은 “기후변화의 위험이 고조되고, 인공지능(AI)의 안보 우려가 부각되며, 지역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이란과 호르무즈해협 이슈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놀라운 나라, 중국 순방을 기대하고 있다. 양국 모두에 훌륭한 일이 생길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카드가 많지 않다. 주요 무기였던 관세가 법원 판결로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란 전쟁도 급하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쟁을 빨리 끝내고 싶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종전과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위한 역할을 요구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이 이를 수락하는 대가로 미국에 ‘대만 독립 반대’ 선언 및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금지 등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14일 회담에서 정상의 옆자리 배석자도 관전 포인트다. 양국 공식 2인자인 JD 밴스 부통령과 리창(李强) 총리가 빠지고 작년 부산 회담 때처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차이치(蔡奇) 중앙판공청 주임 겸 상무위원이 앉을 전망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차이 주임이 서열 2위 리창보다 더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