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 교착 국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이란과의 휴전을 ‘생명연장 장치에 의존하고 있는 상태’에 비유하며 ‘해방 프로젝트(프로젝트 프리덤, Project Freedom)’의 재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 역시 우라늄 고농축을 경고하며 강경하게 맞서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측 종전안을 “쓰레기”라고 표현하며 휴전 상황에 대해 “믿을 수 없이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휴전은 생명연장 장치에 의존하고 있다. 의사가 ‘생존 확률이 약 1%’라고 하는 상태”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에 종전 제안을 보냈고, 이란의 답변은 전날 중재국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됐다. 이후 트럼프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전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했었다.
트럼프는 이어 백악관 행사 참석자들을 향해 “발언을 너무 오래 하지 말라”며 “많은 장군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중요한 일이고, 사랑스러운 나라 이란과 관련된 일”이라고 했다. 군사작전 재개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트럼프는 전날 미 시사 프로그램 ‘풀 메저’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2주 더 (이란에) 들어가 공격할 수 있다”며 공격 재개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담당하는 미국 해군 제6함대는 11일(현지시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이 전날 스페인 해안의 영국령 지브롤터에 당도했다고 밝히며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미 해군 제6함대 홈페이지 캡처]
실제 이날 미 해군 제6함대는 오하이오급 탄도미사일 핵잠수함이 전날 스페인 남부 영국령 지브롤터에 당도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잠수함에 대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탐지 불가능한 발사 플랫폼으로, 미국의 핵전력 3축 체계 중 생존력이 가장 큰 축”이라고 설명하며 사진까지 공개했다. 미군이 극비인 핵잠수함의 위치를 노출한 것은 이란을 향한 SLBM 발사 준비를 마쳤다는 위협의 의미다.
김영희 디자이너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폭스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에 갇힌 선박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 재개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도 밝혔다. 미국은 지난 4일 해협에 갇힌 유조선과 화물선 등 민간 선박의 탈출을 지원하기 위한 해방 프로젝트에 들어갔다가 약 36시간 만에 이란과의 협상 진전을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폭스뉴스 존 로버츠 기자는 X(옛 트위터)에 “트럼프는 ‘미 해군이 해협에서 선박을 안내하는 것은 그것의 일부일 뿐’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민간 선박 유도·안내 이상의 군사작전 확대 가능성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다만 프로젝트 재개 여부를 최종 결정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이란은 강경하다. 1차 협상 때 이란 대표단을 이끌었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의장은 이날 X에 “모든 옵션에 대한 준비를 마쳤으며, 그들은 깜짝 놀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14개 항에 명시된 이란 국민의 권리를 수용하는 것 외에 다른 대안은 없다”며 “시간을 끌면 끌수록 미국 납세자들이 더 많은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군은 소형 잠수함도 실전 배치했다. 이란은 최소 16척의 배수량 115톤 규모 가디르급 소형 잠수함을 보유 중인데, 북한의 잠수함 설계를 복제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공격 재개 시 우라늄을 고농축하겠다는 경고도 했다. 에브라힘 레자이 의원은 12일 “이란의 선택지 중 하나는 (농도) 90%의 농축이며 의회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즉시 무기화할 수 있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