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5월은 더욱 싱그러워 보이는 듯하다. 아마도 시작과 함께 찾아온 휴일이란 선물 때문이리라. 이 기간 우리 집 아이들은 신나게 놀았다. 하지만 항상 손에는 핸드폰과 컴퓨터가 들려있었다. 이 놂은 괜찮은 걸까?
네덜란드의 철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 칭했다. 인간은 놂을 통해 관계를 만들고, 규칙을 배우고, 상상력을 키우며, 문화를 만들어 낸다. 놀지 않고 일만 하는 삶을 떠올리면 얼마나 끔찍한가!
그런데 이 중요한 놂을 나는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어떻게 효과적으로 시간을 써서 공부하고 일하는지에 대해서는 반복적으로 학습했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노는 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가?
김지윤 기자
심리학에서는 좋은 놂에 대해서 자기 결정성 이론을 적용하여 설명하곤 한다. 이 이론에서는 인간은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는 감각(자율성)과 무엇인가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유능감), 그리고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관계성)이 충족될 때 가장 건강하게 성장하고 행복해진다고 말한다. 노는 것도 마찬가지다. 같은 게임이라도 ‘친구들과 전략을 세우며 즐겁게 하는 게임’은 관계성과 유능감을 줄 수 있지만, ‘딱히 할 게 없어서 시작했다가 도파민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새벽까지 하는 게임’은 놂이 아닌 노동이 된다. 같은 운동도 ‘자신이 스스로 선택한 목표를 위해 즐겁게 도전하는 운동’은 좋은 놂이지만, ‘SNS용 사진을 위하거나 자기 혐오에서 비롯된 운동’은 자기 학대에 지나지 않는다. 무엇을 하고 노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노느냐가 더 중요한 셈이다.
인간은 원래 놀이를 통해 삶의 에너지를 키워온 존재였다. 어쩌면 지금 학생들에겐 죄책감 없이 즐기고 몰입하며 스스로를 살아 있게 만드는 ‘좋은 놂’의 감각을 알도록 해 주는 것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