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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박상용 검사 징계 청구, 연어 술파티는 빠졌다

중앙일보

2026.05.12 08:22 2026.05.1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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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연어 술파티 진술 회유 의혹'을 받는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연어 술파티 진술 회유 의혹'을 받는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어제(12일) 대검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징계를 법무부에 청구했다. 외부 위원이 참여하는 대검 감찰위원회가 열린 이후의 조치다. 박 검사는 2023년 5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조사하면서 ‘연어 술파티’를 하고 거짓 진술을 하도록 회유했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이 사건으로 지난해 9월부터 서울고검의 감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대검은 감찰위 의견을 받아들여 박 검사의 징계 청구 사안에서 연어 술파티를 제외했다. 이는 박 검사가 연어 술파티를 몰랐다는 쪽에 힘을 실은 것이다. 연어 술파티 회유 의혹이 큰 논란이 됐고, 국정조사까지 한 것을 감안하면 허무하기 짝이 없다.

정작 핵심 징계 사안이 된 것은 박 검사가 다른 사건 수사를 언급하며 부당하게 변호인을 통해 자백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이는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이었던 서민석 변호사가 지난 3월 폭로한 녹취록과 관련된 것이다. 다만 박 검사가 서 변호사와의 통화에서 허위 진술을 강요한 것인지, 사실을 털어놓으라고 요구한 것인지도 불분명하다. 이제 징계 결정은 법무부의 몫이 됐다.

문제는 이번 징계가 단순히 검사 개인의 비위에 대한 것만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연어 술파티건, 변호인을 통한 자백 요구건 이를 구실로 이재명 대통령이 기소된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공소취소로 몰고가려는 정치적 흐름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은 이 사건을 ‘조작 수사’로 규정하고 있지만, 국정조사 과정에서 제기된 여러 의혹은 아직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 과정의 부적절한 행태 여부와 사건의 실체는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박 검사의 수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에 합당한 조치를 하면 된다. 이를 넘어 사건 전체를 조작 수사로 몰고가려 한다면 이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일이 될 것이다. 검찰권 남용은 경계해야 하지만 정치권력이 과거 수사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수사 자체를 사후에 무력화하는 선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정치적 결론이 아니라 절차적 공정성과 엄정하고 냉정한 사실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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