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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분배 논쟁’ 진화 나선 李…“김용범 말은 초과세수 국민배당”

중앙일보

2026.05.13 02:17 2026.05.13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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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김용범 정책실장이 13일 호텔현대 바이 라한 울산에서 열린 K-조선 미래비전 간담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13일 X(옛 트위터)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주장과 관련해 “김 실장이 한 말은 ‘인공지능(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라며 “일부 언론이 이 발언을 편집하여 ‘김 실장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를 주장했다’는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했다)”고 썼다.

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떠올라”…김용범 ‘AI 과실 배당’ 논란〉이란 제목의 기사를 첨부하면서 “김 실장이 (초과이윤 국민배당을) 부인하고 초과세수 배당 검토 주장이었다며 해명 아닌 설명을 친절하게 하였고 관련 보도까지 났음에도 여전히 이런 음해성 보도를 하는 이유가 뭐냐”고 했다.

김 실장은 지난 11일 밤 페이스북에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되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AI 시대에 한국은 지속적 초과이윤을 생산하는 국가가 될 수 있고, 이는 초과세수로 이어지고, 이 초과세수를 국민배당금 형태로 AI 시대 양극화 개선을 위해 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본래 취지와 다르게 ‘기업의 이윤을 국민에게 나눠야 한다’는 뜻으로도 읽히며 논란이 커지자 지난 12일 청와대는 “청와대 내부 논의나 검토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하루 만인 13일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김 실장의 주장을 정리하고 비판 차단에 나섰다. 청와대 관계자는 “초과세수, 초과이윤이라는 용어를 혼용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정파적 흐름에 대해 우려가 있어 이 대통령이 X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의 주장이 이 대통령이 강조해온 ‘AI 기본사회’ 구상과도 유사하다는 점에서 논란을 조기에 정리할 필요가 제기됐을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AI가) 우리 사회 양극화를 극단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그에 대한 대비책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7일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를 만나서도 “20여년 전부터 기본소득을 얘기했는데, AI 시대인 지금이야말로 필요한 것 아니냐”고 했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후조정까지 무산되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총파업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노조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뉴스1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사후조정에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해 총파업 위기가 고조되면서 정부의 긴급조정권도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본사 사옥에 걸린 삼성그룹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사후조정까지 무산되면서 노조는 예정대로 총파업 수순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노조는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뉴스1


그럼에도 ‘국민배당금’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김 실장이 던진 화두는 의미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방식과 시기가 적절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정책실장이 밤에 개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그것도 6·3 지방선거를 앞둔 민감한 시점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책 화두를 던지는 게 맞냐는 것이다.

관료 출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수가 아닌 경제 컨트롤타워라면 발언의 파장을 고려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부 논의도 안 해본 주제를 갑자기 던진 건 성급했다”고 했다. 정책 홍보 전문가인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명예교수는 “사회 대개혁 차원에서 나온 아이디어고, 내용도 맞다”면서도 “무게감 있는 인사가 충분한 논의도 없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서 논란이 더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실장이 국민배당금을 주장하며 거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경우 여론이 무르익은 뒤에 정부 차원에서도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1969년 유전이 발견된 뒤에 노르웨이 화폐 가치 상승으로 제조업이 붕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1974년 노르웨이 재무부는 의회에 ‘노르웨이 사회에서 석유의 역할’이란 보고서를 제출했다. 그런 과정을 거쳐 국부펀드와 같은 기금을 만들자는 제안이 사회적으로도 분출하며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 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자 선출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의원총회에서 “김 실장이 사회주의적 발상의 국민배당제를 언급했는데 그런 사고방식이라면 대한민국에 사기업이 있을 수 없고 다 국유나 마찬가지”라며 “그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을 정책실장으로 두고 있는 한 대한민국의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는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조용술 대변인은 이 대통령을 향해 “김 실장을 즉각 경질하는 것으로 진정한 ‘손절’을 보여주라”고 요구했다.



윤성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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