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출범 예정인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필요 인력 규모를 놓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의 인식 차이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1000여명, 행안부는 4000여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각각 주장하면서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인력 조율이라는 과제가 주어졌다.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준비단장인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마련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을 방문해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수청 규모 산정 4배 차이
13일 관련 부처 취재를 종합하면 법무부와 행안부는 중수청 인력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검찰청 인력 중 몇 명을 선발해 중수청으로 보낼지가 논의 과제다. 법무부와 행안부는 일차적으로 각각 1000명대와 4000명대를 제시했다. 중수청 운영방식과 업무 과제를 놓고 부처 간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는 풀이가 나온다.
중수청은 6대 범죄(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를 수사한다. 기존 검찰청의 직접수사 부서에서 수사하는 범죄 일부와 형사부에서 담당하던 사건 일부가 6대 범죄에 들어간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은 6대 범죄를 기준으로 현재 검찰에서 해당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와 수사관 숫자를 고려해 필요 인력을 추산했다.
━
검찰 직접수사 인력 700여명
반부패·공공·증권범죄 등 전국 검찰청의 직접수사 부서 인력은 검사와 수사관을 모두 합쳐 700여명이다. 이는 선거·노동사건 부서 인원까지 포함한 숫자다. 중수청 수사 대상인 6대 범죄에는 선거·노동사건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1000명대면 중수청 운영이 가능하다는 게 법무부와 대검의 계산이다.
6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뉴스1
반면 행안부는 검찰의 기존 수사 인력을 토대로 4000여명이라는 인력 규모를 산정했다. 검찰의 직접수사는 물론 보완수사까지 향후 제한될 가능성이 큰 만큼 기존에 수사를 맡았던 인력 대다수를 중수청으로 이관해야 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수사 보조와 행정인력 등을 포함해 필요 규모를 산정했다.
━
개혁추진단, 9대 범죄 기준 3000명 예상
또 행안부가 가능한 대규모로 중수청을 꾸리려는 건 본청에서 수사 지휘나 행정 업무를 맡을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현재까지도 전체 인력이 150여명에 불과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출범 초기 인력 부족으로 애로를 겪었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는 경찰이나 민간 법조 전문가보다 검찰에서 최대한 많은 인력을 끌어오겠다는 구상도 하고 있다. 반면 법무부는 현재 검찰 전체 인원이 약 1만명(검사 2000여명 포함)인 상황에서 절반에 가까운 4000명이 중수청으로 빠지면 공소청의 공소제기와 공소유지 기능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난색을 보이고 있다.
법무부와 행안부 간에 중수청 인력에 대한 인식 차이가 큰 만큼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이 부처 간 조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추진단은 중수청이 9대 범죄를 수사한다는 것을 전제로 인력 3000명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중수청 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확정된 만큼 필요 인력은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실제 검찰청에서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겨 근무하려는 인원이 몇 명이나 될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11월 대검이 검찰 구성원 573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중수청 근무 희망자는 6.1%(352명)에 그쳤다.
━
공소청·중수청 역할 확정 안돼 한계
두 부처 간 입장 차이는 형사소송법 개정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인력 규모부터 논의한 탓에 발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향후 공소청의 보완수사 존치 여부와 공소제기 결정을 위한 조사 범위 등이 정해지지 않은 만큼 공소청에 어느 정도 인원이 남아야 하는지 파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나오기 전에 필요 인력을 정확히 계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