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버려진 사막 마을, ‘힙한 문화공간’ 됐다

Los Angeles

2026.05.13 20:31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하이데저트 재개발 주도해 각광
낡은 모텔과 술집을 지역 명소로

황량한 모래밭 경험 공간 탈바꿈
이웃 어울리며 ‘동네사람’ 정착
프렌치 형제가 향후 공사를 진행할 ‘미라클힐 핫스프링 레저 클럽’ 부지에서 포즈를 취했다.

프렌치 형제가 향후 공사를 진행할 ‘미라클힐 핫스프링 레저 클럽’ 부지에서 포즈를 취했다.

200년 전 황금의 땅, 지금 대륙의 서부 사막은 아직도 기회의 공간일까.  
 
캘리포니아 조슈아트리 인근의 황량한 사막 마을이 감각적인 문화·관광 명소로 변신해 주목받고 있다.  
 
척박한 사막 한가운데 즐길 것들이 많고 발길이 이어진다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이런 트렌드의 중심에는 모텔, 술집, 레스토랑, 문화행사까지 직접 기획하며 ‘하이 데저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낸 두 형제가 있다. 포틀랜드 출신의 맷 프렌치와 마이크 프렌치 형제는 지난 10여 년 동안 사막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최근 이들이 운영하는 파이오니어타운 모텔에서는 ‘하이 데저트 아트 페어’ 개막 행사가 열렸다. 수십 명의 예술가와 음악인, LA 예술계 관계자들이 사막 한가운데 모여 식사를 즐기고 음악을 들으며 밤을 보냈다. 저녁 식사는 형제가 준비 중인 유카밸리 유기농 델리와 와인바 운영진이 맡았고, 행사 후 참석자들은 형제가 운영하는 ‘레드 독 살롱’으로 이동해 DJ 공연을 즐겼다. 단순한 숙박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전체의 문화 경험을 새로 바꾼 셈이다.  
 
레드독은 하이데저트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었는데 형제들은 이는 수년에 걸쳐 재단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레드독은 하이데저트에 오랜 전통을 갖고 있었는데 형제들은 이는 수년에 걸쳐 재단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의 대표 프로젝트는 2014년 인수한 ‘파이어니어타운 모텔(Pioneertown Motel)’이다. 파이어니어타운은 1940년대 서부영화 촬영을 위해 만들어진 세트 마을이다. 형제는 오래되고 낡은 모텔을 인수한 뒤 과거 서부영화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감각을 더해 지금의 인기 관광지로 탈바꿈시켰다. 이후 1946년 문을 열었던 역사적 술집 ‘레드 독 살롱’도 복원했고, 유카밸리 공항 내 레스토랑 ‘코퍼 룸(Copper Room)’ 역시 새롭게 재탄생시켰다.
 
이들이 운영하는 공간은 단순한 ‘인스타그램 명소’에 머물지 않는다. 프렌치 형제는 공간마다 지역의 역사와 전설, 사막 특유의 감성을 담아내는 데 집중한다.  
 
사막 기후와 조건에서도 촘촘한 공사 준비가 필요하다. 프렌치 형제가 에릭 청(왼쪽) 디자이너와 향후 계획을 나누고 있다.

사막 기후와 조건에서도 촘촘한 공사 준비가 필요하다. 프렌치 형제가 에릭 청(왼쪽) 디자이너와 향후 계획을 나누고 있다.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디자이너 에릭 청은 “우리는 특정 스타일이나 색감보다 그 공간이 가진 이야기와 분위기를 우선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퍼 룸은 과거 뮤지션 그램 파슨스가 마지막으로 마가리타를 마셨던 장소라는 역사성을 살려 디자인됐다.
 
하지만 지금의 성공은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모텔 인수 당시 시설은 심각하게 낙후돼 있었고, 지역 주민들은 외지에서 온 젊은 사업가들을 경계했다. 형제는 수년 동안 다른 직업을 병행하며 모텔을 운영해야 했다. 맷은 부동산 개발 회사에서, 마이크는 LA의 이벤트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사막 사업을 유지했다. 이후 2018년 두 사람은 아예 파이오니어타운으로 이주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지역사회와의 갈등도 있었다. 오랜 주민들은 “외지 투자자들이 또 돈벌이를 위해 사막으로 들어왔다”며 경계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지역 행사와 주민 커뮤니티를 존중했고,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 주민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레드 독 살롱과 코퍼 룸은 이제 지역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까지 하고 있다.
 
형제는 최근 새로운 프로젝트도 잇따라 추진 중이다.  
 
1960년대 유명 스테이크하우스였던 ‘로드 플레처 인(Lord Fletcher Inn)’을 인수해 리모델링하고 있으며, 데저트 핫스프링스에는 지열 온천 콘셉트의 ‘미라클 힐(Miracle Hill)’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미라클 힐은 지열수와 사막의 자연환경, 지역 신화적 요소를 결합한 독특한 콘셉트로 2027년 말 개장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들은 한때 다른 지역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결국 사막에 남기로 결정했다. 단순히 사업 때문만이 아니라, 지역사회 자체가 삶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마이크 프렌치는 “우체국 직원이 우리 강아지 이름까지 기억한다”며 “그런 공동체는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프렌치 형제의 성공이 단순한 부동산 개발이 아니라 ‘지역 문화와 경험’을 비즈니스화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낡고 버려졌던 사막 공간을 복원하면서도 관광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사막의 황량함과 고독, 빈티지 감성, 그리고 공동체 문화를 결합한 이들의 프로젝트는 이제 조슈아트리와 하이 데저트를 대표하는 새로운 문화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원문은 5월 8일자 ‘These millennial brothers crafted Pioneertown’s hip desert vibe. They‘re just getting started’ 입니다.

글=데보라 네트번·사진= 데이비드 포츠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