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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9월24일 방미 초청” “중국 부흥·마가 함께 가능”

중앙일보

2026.05.14 08:43 2026.05.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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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천단(天壇)을 둘러보고 있다. 천단은 명·청 시대 황제들이 제사를 올리던 중국의 황실 제례 유적지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천단(天壇)을 둘러보고 있다. 천단은 명·청 시대 황제들이 제사를 올리던 중국의 황실 제례 유적지다. [신화=연합뉴스]

14일 중국 황제가 평화와 풍년을 하늘에 기원하던 천단(天壇) 기년전(祈年殿)에 G2(주요 2개국) 두 정상이 함께 섰다.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135분간 회담을 마친 두 정상은 천단으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먼저 도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기년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했다. 두 정상은 기년전 광장에서 기념촬영한 뒤, 기년전을 함께 참관했다. 시 주석은 천단에 담긴 중국의 우주론을 설명했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중국인의 우주관과 처세 철학을 상징한다”며 “중국의 고대 집정자는 천단에서 성대한 제사를 지내며 나라의 번영과 평화(國泰民安·국태민안), 좋은 날씨를 기원했는데 이는 백성이 나라의 근간이며 국민의 직업이 안정돼야 나라가 태평하다(本固邦寧·본고방녕)는 중국의 전통사상을 체현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년 전 자금성을 방문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미국과 중국은 모두 위대한 국가고, 양국 국민은 위대하고 지혜로우니 서로 이해를 심화하고 우호를 증진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신화사가 전했다.

G2 시대의 개막을 상징하듯 푸른 둥근 3단 지붕의 기년전 앞에 선 미·중 두 정상의 사진은 중국 관영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통해 일제히 퍼졌다. 9년 전 자금성 기념사진과 달리 멜라니아 여사와 펑리위안 여사는 함께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년전 광장에 들어서며 “중국은 아름답다”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중국 총리와 미국 기업 대표단의 회견에 참석하는 머스크 부자. [AP=연합뉴스]

중국 총리와 미국 기업 대표단의 회견에 참석하는 머스크 부자. [AP=연합뉴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아들 엑스도 리창 총리의 미국 기업인 접견장에 동행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정상회담장의 천장 장식을 가리키며 엄지를 치켜올린 영상은 중국 SNS 웨이보에서 1500만 클릭을 기록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인민대회당 동문 광장에서 21발의 예포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뒤 미국과 중국 국기를 흔드는 어린 화동들 앞에서 잠시 멈춰 손뼉을 치며 관심을 보였다.

양국 정상의 상대국 관리들과의 인사 장면도 시선을 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서실장 격인 중앙판공청 주임 자격으로 가장 상석에 배열한 차이치 상무위원과 길게 악수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건넸다. 이날 유일하게 제복 차림으로 참석한 둥쥔 국방부장과는 거수경례를 나눈 뒤 악수했다. 시 주석이 반중(反中) 발언으로 중국에 두 차례 입국금지 제재를 받았던 루비오 국무장관과 악수하는 모습도 중화권 SNS에서 화제가 됐다.

인민대회당 연회장에서 열린 국빈만찬은 미·중 데탕트 시대를 열었던 리처드 닉슨 미국 전 대통령의 1972년 첫 방중 당시와 같은 메뉴로 준비됐다. 중국의 8대 요리 중 하나인 화이양(淮揚) 요리는 스쯔터우(사자머리 모양 완자), 양저우 볶음밥, 탕수 소스의 생선튀김인 쑹수위 등으로 구성된다. 중국의 대표 접대 음식인 베이징 카오야(오리구이)도 등장했다.

시 주석은 환영 인사에서 “양국은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가 돼야 한다”며 중국어 건배사 “간베이(乾杯)”를 외치며 잔을 들었다. 특히 자신의 중국 부흥 구상과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하는 ‘마가(MAGA,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연결지으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마가’는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국빈 만찬에서 잔에 입을 대고 있다. 건배주가 중국 장성 와인으로 알려지며 금주가로 알려진 트럼프의 음주 여부를 둘러싼 추측이 나왔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14일 국빈 만찬에서 잔에 입을 대고 있다. 건배주가 중국 장성 와인으로 알려지며 금주가로 알려진 트럼프의 음주 여부를 둘러싼 추측이 나왔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답사에서 “벤저민 프랭클린이 식민지 시대 신문에 공자의 어록을 실었다”며 미국이 건국 초기부터 중국 사상과 문화에 관심을 가졌다는 걸 강조했다. 또 미국 철도 건설에 참여한 중국 노동자들을 언급하며 “중국인들은 농구를 좋아하고 청바지를 입는다. 미국과 중국 국민은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시 주석과 펑리위안 여사를 오는 9월 24일 백악관으로 공식 초청하게 돼 영광”이라며 시 주석 부부 방미 일정을 공개한 후 건배를 제의했다.

이후 중국인민해방군 군악대가 ‘에델바이스’,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주제곡 ‘오늘 밤 사랑을 느낄 수 있나요’ 등을 연주했다. 마지막 순서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 때마다 춤을 추며 등장했던 곡인 ‘YMCA’가 흘러나왔다.



신경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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