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버그 몸살’ 포집기 100대…거대 실험장 된 계양산
중앙일보
2026.05.14 16:22
지난해 6월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들로 뒤덮여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 떼가 대거 출몰했던 인천 계양산에서 대규모 방제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15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국립생물자원관은 다음달 초까지 해발 395m인 계양산 정상 일대에 ‘유인물질 포집기’ 100대를 설치할 계획이다.
이 장비는 방향족 화합물 기반 약제를 활용해 러브버그 성충을 유인한 뒤 포집하는 방식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당초 포집기 30대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계양산에서 러브버그 개체 수가 급증한 점을 고려해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이와 함께 높이 3m, 무게 200㎏ 규모의 ‘고공 포집기’ 2대도 정상부에 추가 설치된다. 해당 장비는 특수 조명을 이용해 러브버그를 유인한 뒤 흡입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인천시는 계양산 정상 헬기장을 활용해 포집 장비를 헬기로 운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산 정상에 포집기를 설치해야 하는 만큼 물자 운반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민간 헬기업체와 계약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감염병을 직접 옮기는 해충은 아니지만 2022년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개체 수가 급증하며 시민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계양산에서는 러브버그 떼가 대량 발생하면서 시민들이 심한 불쾌감과 불편을 호소했고 등산로 이용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계양구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4년 62건에서 지난해 472건으로 급증했다. 이는 인천 10개 군·구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관계 당국은 러브버그 대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계양산 일대에서 다양한 방제 실험을 진행 중이다.
앞서 인천시와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달 22일과 지난 6일 계양산에서 ‘러브버그 개체 수 저감을 위한 현장 실증 실험’을 실시했다.
당시에는 정상부 8100㎡ 구역을 중심으로 미생물 기반 친환경 방제제를 살포해 유충 단계에서 개체 수를 줄이는 방식이 적용됐다.
조사 결과 계양산 해발 300m 이상 구간에서는 1㎡당 약 300마리의 러브버그 유충이 서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와 계양구는 앞으로 살수 드론 투입과 ‘끈끈이 트랩’ 설치 등 추가 방제 대책도 추진할 계획이다. 러브버그 사체 처리를 위한 별도 청소 용역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에서 서울시 관계자들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확산을 막기 위해 BTI 미생물 방제제를 살포한 뒤 물을 뿌리고 있다. 뉴스1
한영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