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의 근본적 차이를 묻는 질문에 문화심리학자 김정운(63) 박사는 ‘죽음’이라는 간결한 기준을 내놨다. ‘태어나면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죽음을 모르는’ AI가 결코 흉내 낼 수 없다는 의미다. ‘시간의 결핍’이 빚어낸 AI와 인간의 차이는 구체적으로 뭘까.
AI가 감정을 느끼고, 예술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심지어 인간처럼 자의식을 갖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김 박사는 “기쁨·슬픔 등의 감정은 물론 AI가 갖게 될 자의식도 본질적으로 인간의 것과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 구체적인 차이는 뭘까. 인간끼리 해온 소통에 지친 이들이 AI에 상담을 청하며 정서적 위안을 얻기도 하는데, 그는 “AI가 채워줄 수 없는 인간만의 정서적 상호작용과 소통이 따로 있다”고 했다. 김 박사가 생각한 진정한 상호작용과 소통의 본질은 뭘까.
문화심리학자 김정운 박사가 지난 1일 중앙일보 VOICE 시리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근 김 박사는 소통의 본질과 인간 상호작용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담은 책 『말하지 않고 말하기』를 펴냈다. 김성룡 기자
그간 김 박사는 인간의 창조성의 핵심은 ‘편집’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편집은 단순한 짜깁기가 아닌,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에서 새로운 의미와 맥락을 엮고, 더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AI가 인간 수준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는 요즘, 그가 말한 ‘편집’은 여전히 인간 고유의 창조성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유효한 개념일까. 그는 창조성을 지켜내기 위해 갖춰야 할 태도로 ‘관점 바꾸기(perspective taking)’와 성찰에 주목했다. 그리고 메타인지 능력을 끌어올리는 자신만의 방법을 전했다.
앞서 상편 〈
“난 소통 실패한 소통 전문가” 스타 심리학자 김정운의 고백〉에서 김 박사는 요즘 사람들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인지, AI와 SNS에 넘쳐 나는 말과 글에 가려진 진짜 소통의 본질과 의미를 상세히 설명했다. 또 스타 강연자로 살아온 그가 왜 10년 넘게 방송에서 모습을 감추고 여수 끝 섬에 홀로 살며, 자신의 소통이 실패했다고 여기는지 등을 상세히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