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은 생체 시계다. 수면, 식욕, 체온, 심박수, 호르몬 분비, 에너지 대사 모두 지구의 자전에 맞춰져 있다.
졸리고, 체온이 오르고, 배가 고프고, 집중력이 좋아지는 다양한 일상 활동이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변한다. 태어날 때부터 유전자에 새겨진 세포 작동 프로그램인 '서카디언(circadian) 리듬'이다. 생체 시계에 맞춰 매일 시간대별로 서로 다른 호르몬을 분비해 몸 상태를 조절한다.
어두운 밤엔 체온이 떨어지고 수면 호르몬(멜라토닌)이 분비돼 잠에 빠진다. 아침엔 수면 호르몬이 줄고 체온이 올라가 몸을 움직이기 좋게 바뀐다. 이유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낮에 움직이고 밤에 자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뿐 아니다. 생체 시계의 활동으로 수학 문제가 잘 풀리는 시간, 경기 기록이 잘 나오는 시간, 119 출동이 잦은 시간 등이 따로 있다. 생체 시계를 이해하면 공부나 운동 ·다이어트도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침대 위에서 스마트폰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면 밤잠을 자는 시각이 늦어져 몸속 생체 시계가 고장 난다. 사진 프리랜서 김정한
생체 시계는 매일 자고 일어나면서 재설정된다. 안구로 들어온 햇빛을 인식하면서 하루의 생체 시계가 작동한다.
그런데 자는 시간이 늦어질수록 생체 시계는 고장난다. 본래부터 야행성인 사람은 많지 않다. 각종 역학 연구에서 '저녁형 인간'은 5~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밤늦도록 졸리지 않는 건 체질이라서가 아니라 생체 시계가 망가진 상태라서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뇌 속 생체 시계는 야근·학업, 스마트폰 사용 등 사회적 요인으로 뒤로 밀리기 쉽다”고 말했다.
한국인 절반 이상은 올빼미형 수면이다. 생체 시계가 교란된 상태란 얘기다. 슬립테크 기업 에이슬립에 따르면 한국인 절반 이상(56.2%)은 습관적으로 늦게 잔다. 한국인의 평균 입면 시각(잠에 빠지는 시각)은 밤 12시 51분인데, 미국(밤 12시 24분), 유럽(밤 12시 27분) 등과 비교해 더 늦다. 특히 10대 청소년의 85.2%가 올빼미형 수면 패턴을 보였다.
다이어트를 결심해도 밤 10시가 넘으면 배꼽 시계가 울려 나도 모르게 야식을 주문하는 이유는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생체 시계가 고장났을 때 생기는일, 주말 내내 밀린 잠을 몰아자도 월요병으로 몸이 피곤한 이유, 몸을 효율적으로 쓰는 생체 시계 활용법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