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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마중나온 ‘군체’…구교환 “소개팅한 기분” 전지현 “기회 감사”

중앙일보

2026.05.16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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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군체’ 공식 시사회에서 연상호 감독과 주연배우 전지현, 지창욱, 구교환 등 출연진이 레드카펫에 올라 손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군체’ 공식 시사회에서 연상호 감독과 주연배우 전지현, 지창욱, 구교환 등 출연진이 레드카펫에 올라 손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전지현, 구교환, 지창욱, 신현빈, 김신록 그리고 연상호. 이름의 나열만으로도 묵직한 개별의 존재들이 ‘군체’를 이루어 프랑스 칸의 레드카펫에 나타났다. 2012년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으로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처음 초청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린 연상호 감독. 그는 2016년 1000만 관객을 모은 ‘부산행’에 이어, 10년 만에 자신의 좀비 3부작을 마무리하는 신작 ‘군체’를 들고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심야 상영) 부문을 다시 찾았다.

현지시간 5월 16일 자정을 넘어 시작된 프리미어 상영을 앞두고 레드카펫을 밟은 ‘군체’ 팀을 맞이한 것은 칸영화제의 총감독 티에리 프레모만이 아니었다. 한국인 최초로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함께 서 있었다. 한국 영화의 거장이 다음 세대를 잇는 연상호 감독의 칸 재입성을 벅차게 맞이했다.



'군체' 레드카펫 마중 나온 박찬욱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군체’ 공식 시사회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배우 전지현과 포옹하고 있다. 뉴스1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군체’ 공식 시사회에서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을 맡은 박찬욱 감독이 배우 전지현과 포옹하고 있다. 뉴스1

‘군체’는 생명공학 컨퍼런스가 열리던 서울 한복판의 고층 빌딩을 배경으로 한다. 미친 과학자 서영철(구교환)의 갑작스러운 테러 경고와 함께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한 ‘둥우리 빌딩’에서 부화한 생명체는 처음에는 네 발로 기어 다니는 불완전한 모습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단지성을 고도화하며 기괴한 ‘새로운 종’으로 빠르게 업그레이드된다.
“급박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질이 나온다”는 전지현의 말처럼, 대재난의 상황은 인간이 끝까지 싸우려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드러내는 시험대가 된다. 누구에게는 다수를 지키는 것이, 누구에게는 오직 자신의 생존이, 또 누군가에게는 가족을 구하는 것이 삶의 가치다. 타인의 가치를 바라보는 시선과 나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충돌하며 영화는 쉴 틈 없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AI 시대 인간 좀비에 빗댄 연상호

연상호 감독이 처음 이 영화를 착안했던 시기는 인공지능(AI)이 막 등장했으나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을 때였다. AI의 작동 구조를 흥미롭게 파고들던 연 감독은 한 가지 의문에 도달했다. “데이터의 축적으로 만들어진 ‘보편적 사고의 총합’이 절대로 담아내지 못할 인간만의 고유한 ‘소수 의견’은 어디로 가는가?” 결국 ‘군체’는 인간의 개별성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했고, 연 감독은 이를 좀비물이라는 장르적 연결고리와 결합했다. 그리고 거창하고 계몽적인 답을 내리는 대신, 관객에게 직접적인 안테나를 꽂는 “직관적인 서스펜스”만으로 휴머니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택했다.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16일 자정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을 통해 관객을 만난 '군체' 배우 전지현이 이튿날 칸 현지에서 만났다. 사진 쇼박스

제79회 칸국제영화제에서 16일 자정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을 통해 관객을 만난 '군체' 배우 전지현이 이튿날 칸 현지에서 만났다. 사진 쇼박스

“영화 시나리오는 이래야지”라는 강렬한 첫인상과 함께 흔쾌히 승선을 결심한 전지현을 “나의 자부심”이라고 단언하는 연상호 감독은 이 배우를 반드시 캐스팅하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것을 맞출 준비가 되어 있다”는 약속을 건넸다. “마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서 톰 크루즈가 장르 그 자체이자 필수불가결한 존재인 것처럼, '군체'에서 전지현의 존재는 절대충족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전지현은 좀비 무리에 맞서는 인간 팀의 리더로서의 독보적인 존재감과 드라마, 액션까지 다양한 장르 연기를 오가는 존재감으로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전지현 " 나이 들수록 기회에 감사"

구교환은 현재의 인류를 무가치하다고 규정하고, 새로운 인류의 진화를 위해 홀로 광기 어린 사투를 벌이는 테러리스트 서영철 역을 맡았다. ‘지옥’, ‘반도’, ‘괴이’ 등을 함께하며 이른바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의 핵심 일원으로 자리 잡은 구교환은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이 주는 행복과 즐거움은 계속 진화하고 있다”며 무한한 신뢰를 보였다.
영화 안에서 특히 시선을 압도하는 조합은 다리를 쓸 수 없는 누나 현희(김신록)를 지게에 업은 채 사투를 벌이는 동생 현석(지창욱)의 모습이다. 예고편 공개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이 ‘한 몸이 된 남매’의 비주얼은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관통한다. 재난 속에서 좀비 떼가 이 남매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김신록은 “집단지성을 가진 좀비들의 눈에는 두 개의 신체를 붙여 한 몸이 된 남매가 자신들보다 '더 진화한 형태의 생명체'로 보인 것이다. 인간 사회가 규정하는 정상성과 ‘진화’라는 개념이 얼마나 편협한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는 역설”이라고 설명한다.



'모자무쌍' 구교환 "세계관객과 소개팅한 기분"

영화 '군체'를 16일(현지시간) 칸국제영화제서 선보인 구교환이 칸 해변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쇼박스

영화 '군체'를 16일(현지시간) 칸국제영화제서 선보인 구교환이 칸 해변에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 쇼박스

뤼미에르 대극장을 채운 세계 관객들의 5분간의 기립 박수를 경험한 배우들의 얼굴엔 다음날까지 여전히 흥분이 묻어있었다. “나이가 들면서 드물어 질 수 있수 있는 기회에 더욱 감사해하면서 일하고 있다”는 전지현은 “어제 레드카펫을 걸으며 이런 감정들이 더 강해졌다”며 “꼭 다시 오고 싶다는 건강한 집착”이 생겼다고 말한다. 또한 “’군체’가 한국 영화계에 다시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묵직한 책임감을 전했다.
구교환은 처음 경험한 칸영화제의 상영 분위기를 “세계 관객들과 설레는 소개팅을 한 기분”이라고 말한다. “관객들의 반응과 숨소리까지 그 자체로 영화의 앰비언스가 되는 기분이었다”며 특히 영화 후반부, 좀비 떼를 이끌고 빌딩 외부로 탈출하는 대규모 시퀀스를 언급하며 “야간개장 이용권을 끊고 다 같이 축제를 즐기며 노는 기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과학자로서의 전문적인 책임감과 동시에 개인적 비극을 맞이한 인간적 고뇌를 동시에 표현해낸 공설희 역의 신현빈은 “칸에서 받은 응원의 에너지를 그대로 가지고 가 한국 관객들을 만나겠다”는 기대를 내비쳤다.

프랑스 칸에서의 성공적인 첫 질주를 시작한 ‘군체’는 오는 21일 국내 극장에서 한국 관객들을 향해 본격적인 ‘업데이트’를 시작할 예정이다.
16일 자정(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군체’의 해외 팬들이 시사회장 밖에서 지창욱과 출연진의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뉴스1

16일 자정(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소도시 칸 팔레 데 페스티발(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초청작 ‘군체’의 해외 팬들이 시사회장 밖에서 지창욱과 출연진의 사진이 담긴 피켓을 들고 응원하고 있다.뉴스1








나원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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