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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수주 잭팟, 해운은 3중고 비상…‘중동 리스크’ 엇갈린 운명

중앙일보

2026.05.17 13:00 2026.05.17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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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의 컨테이너 모습. 뉴스1

부산항 신선대부두와 감만부두 야적장의 컨테이너 모습. 뉴스1

‘중동 리스크’가 바다위 두 산업, 조선업계와 해운업계의 희비를 갈랐다. 해운업계에선 유가 상승과 항로 병목으로 수익성이 흔들렸지만, 조선업계에선 에너지·물류의 불확실성이 커져 선박 발주가 늘며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K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은 약 191억 달러(약 28조원)를 넘겼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98척 118억2000만 달러(약 17조7300억원)를 수주해 연간 목표 233억1000만 달러(약 35조원)의 50.7%를 잠정 달성했다.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연간 목표 절반을 채운 것이다. 연간 수주목표를 공개하지 않은 한화오션은 올해 총 19척, 34억4000만 달러(약 5조1600억원) 주문을 확보했다. 삼성중공업도 총 19척 39억 달러(약 5조8500억원)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치의 28%를 채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수주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 확대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증가 영향이 크다”며 “특히 중동지역 긴장으로 글로벌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LNG 해상 물동량과 장거리 운송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해운업계는 울상이다. 중동 등 일부 항로에서 운임을 올렸지만, 주요 항로인 미주 운임이 하락하고 연료비같은 비용 증가 속도가 빨라 실질 수익성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은 올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했고, 팬오션 컨테이너 부문의 영업이익도 42.9% 감소했다.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 HD현대중공업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전경. 사진 HD현대중공업

조선업과 해운업은 업황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통상 해운이 먼저 움직이고 조선이 뒤따르지만, 예상치 못한 중동 리스크와 선박 교체 수요로 인해 현재는 조선이 선행하는 ‘비정형 국면’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수익 악화의 주범은 요동쳐온 해상운임이다. 올해 1분기 15개 컨테이너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1507포인트로 지난해 1분기(1762포인트)보다 약 14% 빠졌다. 특히 국내 선사의 주요 항로인 미주 서부행(-38%)과 동부행(-37%) 등의 운임이 크게 하락했다. 반면 중동·유럽과 근거리 항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에너지 가격 상승 영향으로 병목이 심화하고 있다. 중동행 수출 운임은 지난 3월 40% 넘게 오른 데 이어 지난달 22.8% 급등했다. 중국·베트남 등 근거리 항로도 운임이 크게 상승 했다.

여기에 중동 사태에 따른 원가 상승 압력은 커지는 상황이다. 보험료와 연료비, 항로 변경 비용이 동시에 늘어나 2분기부터 ‘삼중 부담’이 본격화할 전망이어서다. 여기에 신조 컨테이너선이 속속 인도되며 물류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걱정이다.

최민기 신한증권 연구원은 “2분기 이후 운송 업종의 단기 손익은 유류비 상승분의 전가 여부가 크게 좌우할 것”이라며 “현재까지 컨테이너선은 화주에게 연료비 전가가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다만 수급이 개선된 건 아니므로 회사의 영업이익에 기여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동 리스크 장기화와 운임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2분기 이후에도 해운업계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해운 3사(HMM·현대글로비스·팬오션)의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7.9% 증가하지만, 오히려 영업이익은 5.9% 감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조선 3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14.5%, 52.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석현.이수정([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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