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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콘강 왕연어가 급감한 이유

Los Angeles

2026.05.17 18:32 2026.05.17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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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김용원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알래스카에서 큰 강 하면 유콘강(Yukon River)을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다. 유콘강은 캐나다에서 발원하여 알래스카 허리를 지나 베링해로 나가며, 길이는 2000km에 달한다. 강 유역에는 알래스카 원주민인 아타바스칸(Athabascan)과 유픽(Yup'ik) 인디언이 수 세기 동안 살고 있다. 알래스카 내륙에 사는 원주민은 인디언이며, 연안에 사는 원주민은 에스키모로 엄밀히 구분된다.  
 
인디언은 연어낚시와 수렵으로 삶을 이어 왔다. 특히, 유콘강에서 잡히는 왕연어(King Salmon)는 크기나 맛, 영양 면에서 최고급 연어의 대명사다. 이웃이 정통방식으로 만든 훈제 왕연어를 준 적이 있는데 맛과 풍미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훈제 왕연어는 혹독하고 긴 알래스카의 겨울을 나기 위해 꼭 필요한 식품이다. 이곳 왕연어는 무게가 30파운드 이상으로 다른 곳의 왕연어와 비교해 2배 이상 크다.  
 
 매년 4월이 되면, 알래스카에서는 왕연어 예상 회귀량을 발표한다. 그런데 2026년엔 역대급으로 적을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이 나왔다. 왕연어는 캐나다에서 부화해 유콘강을 통해 베링해인  북태평양까지 갔다가 회귀한다. 바다에서 자라다 다음 세대를 위해 자신이 부화한 곳으로 찾아가는 본능 때문이다. 이때 인디언들은 왕연어잡이에 나서는데 어획량에 따라 한해의 행복도가 결정된다.  
 
하지만 올해도 2024, 2025년에 이어 올해도 회귀하는 왕연어가 적어 2만5000마리 정도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10만 마리 이상을 기록했던 예년과 비교하면 침울한 수준의 감소다.  
 
이로 인해 세계 최대 규모의 왕연어 어장 중 하나인 이곳은 2024년부터 대부분 어업활동이 금지된 상태다. 알래스카와 캐나다는 2024년 4월부터  2030년까지 유콘강 본류(중류) 및 캐나다 지류(상류)에서 왕연어의 상업적 어업을 전면 중단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7년은 왕연어의 수명주기(lifecycle)가 한번 도는 데 필요한 시간이다. 협정에는 또 스포츠 낚시와 개인 어업을 전면 금지하고, 생계형 어업 (subsistence fishing)도 제한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즉, 2024년부터 인디언들의 생계형 왕연어 어업도 사실상 금지된 것이다.  
 
협정에는 왕연어 예상 회귀량이 7만 마리를 초과해야만 제한적으로 생계형 어업활동을 허용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유콘강 왕연어가 급감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왕연어 개체 수의 감소다. 2020년과 2021년 부화한 개체가 적었고, 치어들이 바다에서 첫해를 보낸 2022년과 2023년 담수 유입량 감소 등으로 해양 생존율이 많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둘째, 해양 생태환경의 변화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베링해는 심한 폭염으로 수온이 상승해 생태환경이 악화했다. 최근 수온은 평균 수준으로 회복되었지만, 왕연어 개체에는 아직 그 영향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환경의 자정 능력과 복원력의 약화를 의미한다.
 
셋째, 담수 환경 변화도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유콘강 본류의 높은 수온이 왕연어의  열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로 인해 폐사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넷째, 1980년대 발견된 기생충성 질환인 '이크디오포누스(Ichthyophonus)'의 확산이다.  왕연어가 기생충에 감염된 먹이를 섭취할 경우  심장을 포함한 주요 장기에 육아종(granulomas, 감염으로 인한 덩어리)이 만들어져 생기는 질환이다.  2021년 이후 회귀 왕연어의 30~50%가 이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지만 그 심각성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다행인 것은 이 기생충이 인간에게는 어떠한 위험도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동안 먹은 연어의 양을 생각해 보면 지옥에 갔다가 천당에 온 기분이다.
 
왕연어도 극지 온난화의 피해자인 셈이다. 원주민을 비롯한 알래스카 주민들은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파도와 직면하고 있다. 그래서, 극지는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의 최전선이자 마지막 보루이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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